두 남매 먼저 떠나보내고 기부 결심해
"희망을 주는 것이 선배의 진정한 역할"

80대 재미교포가 세상을 먼저 떠난 두 자녀를 기리고 후배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가톨릭의료원에 5억을 기부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지난 20일 김미지 동문과 배우자 이성걸씨에게 기부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는 감사패 전달식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열 병원경영실장 신부, 이화성 가톨릭중앙의료원장, 이성걸씨, 김미지 동문, 유양숙 간호대학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지난 20일 김미지 동문과 배우자 이성걸씨에게 기부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는 감사패 전달식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열 병원경영실장 신부, 이화성 가톨릭중앙의료원장, 이성걸씨, 김미지 동문, 유양숙 간호대학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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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가톨릭의료원은 미국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김미지씨(82)가 지난해 의료원에 가톨릭대 간호학과 후배들을 위해 써 달라며 36만달러(약 4억9600만원)를 기부했다. 김씨는 2018년 이 대학 메디컬 융복합 허브 옴니버스 파크 준공 때 1만달러를 기부한 적이 있어 기부액은 모두 37만달러(약 5억1000만원)가 됐다.

김씨는 세상을 먼저 떠난 두 자녀가 좋은 기억으로 남기를 바라며 기부를 결심했다. 김씨는 "간호대학 후배들이 훌륭한 환경에서 교육받기를 바라며 먼저 주님의 곁으로 떠난 두 남매가 기억되기를 희망한다"며 "희망을 주는 것이 선배의 진정한 역할이며, 나눔을 통해 희망을 주는 선배로 기억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1966년 가톨릭대 간호대를 졸업한 김씨는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50여년 동안 남편 이성걸씨와 이민 생활을 했다. 선행을 베풀고 살던 그였지만, 2021년 갑작스러운 시련이 그를 덮쳤다. 뉴욕대 로스쿨 졸업 후 의료사고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던 막내딸 이은숙씨가 희귀 심장질환인 모야모야 증후군 증세를 겪다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만 것이다.

이후 슬픔을 추스를 새도 없이 한달여 만에 아들 영주씨도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영주씨는 30여년 전 한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서울에 왔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 척추를 다친 뒤 하반신 마비로 지내왔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버팔로대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로 활동해왔지만,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라는 해일을 비껴가지 못했다. 자녀들에게 생긴 변고로 고통의 시간을 견디던 김씨는 나눔을 통해 희망을 전달하고 두 자녀를 기리고자 뉴욕 성바오로 정하상 퀸즈한인천주교회에 100만달러(약 14억원)를 기부한 데 이어 가톨릭대 간호학과 후배들을 위해 추가로 기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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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중앙의료원은 김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가톨릭대학교 옴니버스 파크 내 아너스 갤러리에 그의 이름을 올렸다. 또 옴니버스 파크 3층 간호대학 3301호실을 '김미지 대강의실'로 이름 붙이기도 했다. 이화성 가톨릭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평생을 모은 재산을 흔쾌히 기부해 주신 김미지 동문의 결정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간호대 학생들의 교육을 위한 발전 동력으로 삼아 최고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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