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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vs영풍]고려아연 이사회 1번 결석한 영풍 고문…신사업 유증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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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진 측, 제3자 유상증자로 인한 지분 희석 막아야
최윤범 측, 경영권 있어도 지분 부족…투자금도 절실

편집자주75년간 동업해오던 고려아연과 영풍이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배당금을 두고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이는가 하면 계열사인 서린상사의 경영권을 찾기 위해 법정 공방도 불사하고 있다. 두 회사의 갈등 이면에는 경영진의 서로 다른 경영철학이 충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두 회사의 분쟁이 다른 회사뿐만 아니라 선량한 투자자들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본지는 고려아연과 영풍의 분쟁이 가져오는 영향을 다각적으로 조명하고자 한다.

‘한 지붕 두가족’ 장병희(장씨)·최기호(최씨) 두 가문의 동업은 사실상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형진 영풍 고문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펼치고, 법적 소송까지 불사하면서 되돌릴 수 있는 단계를 지났다는 얘기다. 장 고문과 최 회장은 무엇 때문에 분쟁을 키우고 있을까.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좌), 장형진 영풍 고문(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좌), 장형진 영풍 고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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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장병희 명예회장의 아들인 1946년생 장 고문은 지난해 13차례 고려아연 이사회 중에 12회를 참석했다. 경영권 분쟁의 핵심이 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하는 이사회에만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최 회장이 추진하는 신사업 ‘트로이카 드라이브’라는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방법은 동의할 수 없다는 얘기다.

장 고문 입장에선 유증으로 인해 자신과 가문이 보유한 지분이 희석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영풍 관계자는 "투자 유치 목적이거나 같이 협력하려는 목적이면 다른 방법이 얼마든 있을 수 있다"면서 "자산이 필요하다면서 전체 주주 지분을 희석해 사업을 하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고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때마침 자신과 장남 장세준(16.89%)과 차남 장세환(11.15%)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으로 있는 영풍 실적은 고꾸라졌다. 영풍의 영업이익은 2020년 467억원 흑자에서 2021년 268억원 적자로 곤두박질했다. 지난해엔 1698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커졌다.


주력사업장인 석포제련소도 중대재해와 환경오염 논란에 휩싸였다. 대구지검은 석포제련소가 인근 지역의 환경을 오염시킨 혐의를 잡고 관계자들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반면 최기호 명예회장의 손자 1975년생 최 회장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갖고 있지만, 지분은 부족하다. 최 회장은 부족한 지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달 고려아연 주식 8700주를 사들여 개인 지분율을 1.82%로 늘렸다. 그러나 장 고문(3.63%)과 비교하면 역부족하다. 또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추진하면서 대규모 투자금도 절실하다. 고려아연으로부터 꾸준한 배당을 원하는 장씨 가문과 갈등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최 회장은 최씨 가문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도 지고 있다. 고려아연 계열사에 최내현(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장남) 켐코 회장, 최주원(최창규 영풍정밀 회장의 아들) 아크에너지 최고경영책임자, 최민석 스틸싸이클 사장(최창근 명예회장 아들) 등이 포진된 ‘사촌경영’ 체제가 굳어지고 있다.


고려아연 사정에 밝은 한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처음부터 독자 경영을 염두에 뒀다기보다 기존 사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장씨 가문과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한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최 회장은 고려아연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2019년 선임된 지 6년 만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회장직과 이사회 의장 역할은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권 변화는 없다"고 설명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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