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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학자, 주류회사 기린 모델되자 소비자들 '불매운동'…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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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까지 보도한 논란의 인물
나리타 유스케 발탁
불매운동까지 이어져…결국 광고 삭제

"노인은 집단 할복해야 한다"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경제학자가 일본 주류회사 기린의 모델로 발탁됐다. 결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일었고, 기린은 해당 광고를 삭제했다.


13일 일본 스포츠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주류회사 기린이 나리타 유스케 미국 예일대 경제학과 조교수를 모델로 촬영한 광고를 삭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나리타 교수는 2021년 방송에 출연해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제 유일한 해결책은 고령자의 집단 자결, 집단 할복 같은 것밖에 없지 않느냐"며 "역시 인간은 물러남이 중요하다. 과거의 공적을 사용해 계속 눌러앉는 사람이 너무 많다"라고 발언한 인물이다. 이로 크게 물의를 빚었음에도 불구, 이듬해 다른 방송에서는 "안락사 허가부터 시작해 장래에는 안락사 강제 등의 이야기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이제는 구체적 방법까지 제시하는 것이냐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후 뉴욕타임스가 그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일본 안팎으로 논란이 확산됐다.


나리타 유스케가 모델로 등장한 기린 효케츠 무가당 시리즈 광고. '시대를 바꾸는 것은 언제나 심플하다'는 대사가 함께 나와있다.(사진출처=기린)

나리타 유스케가 모델로 등장한 기린 효케츠 무가당 시리즈 광고. '시대를 바꾸는 것은 언제나 심플하다'는 대사가 함께 나와있다.(사진출처=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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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기린은 자사 츄하이(주류에 과일 맛을 첨가한 술) 제품인 '빙결(효케츠)' 무가당 시리즈 광고 모델로 술을 즐기는 유명 인사들을 등용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개그맨 코토게 에이지, 탤런트 와카즈키 치나츠와 함께 나리타 교수를 발탁했다.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무가당 츄하이가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을 분석하는 내용의 광고를 제작하겠다는 취지다.


기린은 나리타 교수가 일을 마치고 간단히 술을 한잔하는 듯한 콘셉트로 츄하이를 마시며 "시대를 만드는 것은 언제나 심플하다"고 말하는 광고 영상을 제작했다. 그는 이후 인터뷰에서 "세상은 일상을 보내는 데 무리 없이 다가와 주는 파트너로서 술을 원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심플한 것을 갖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빙결 무가당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광고는 지난 4일부로 온라인뿐만 아니라 시부야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주요 도심 지하철 역사에도 게재됐다. 이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노인 혐오를 조장한 인물을 광고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기린은 산하 복지재단에서 고령자 복지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데, 이와 정반대되는 사람을 쓰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이어졌다. 결국 기린 불매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해시태그까지 등장했다.


X(옛 트위터)에 올라온 기린 불매운동 게시글. 논란이 된 나리타 교수의 광고를 변형해 '고령자는 결국 다 집단자결해야한다'는 논란의 발언을 대사로 대체했다. 해시태그에는 '나리타 유스케 실없는 소리 하지 마라', '기린 불매운동' 등을 기재했다.(사진출처=X)

X(옛 트위터)에 올라온 기린 불매운동 게시글. 논란이 된 나리타 교수의 광고를 변형해 '고령자는 결국 다 집단자결해야한다'는 논란의 발언을 대사로 대체했다. 해시태그에는 '나리타 유스케 실없는 소리 하지 마라', '기린 불매운동' 등을 기재했다.(사진출처=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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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옛 트위터)에서는 지금도 "나리타 교수는 빙결이 아니라 동결이 어울린다"는 댓글부터 "기린은 센스도 윤리관도 모두 최악인 기업"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나리타 교수는 초고령화 사회에서 벌어지는 연금 문제 등 젊은이들이 처한 실상을 지적한 것뿐"이라며 "진의를 오독하고 있다"는 네티즌까지 대립하면서 여론이 가라앉지 못하는 모양새다.


나리타 교수는 공식적으로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지난 8일 본인의 X 계정에 “가장 큰 논란 방지 대책은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기린은 “효케츠 무가당과 관련한 일부 게시글을 내렸다. 여러 가지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라며 “여러 의견은 향후 활동에 활용하겠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나리타 교수가 출연한 광고 영상도 모두 삭제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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