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회의 앞두고 28일 교수 6명과
'통화정책 현안 자문회의' 개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제결제은행(BIS) 글로벌금융시스템위원회(CGFS) 정례회의를 앞두고 국내 젊은 경제 석학들로부터 글로벌 통화정책 현안에 대한 자문을 듣는다.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BIS에서 우리나라의 입지가 커지고 있는 만큼 국내 경제학계 역량을 키우는 기회로 활용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한은에 따르면 이창용 총재는 이달 28일 경제·금융 전공 교수 6명 내외가 참석하는 '통화정책 현안 자문회의'를 처음으로 연다. 회의에 참석하는 교수 중에는 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인 박기영 연세대 교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자리의 주제는 이 총재가 지난해 의장으로 선임된 BIS CGFS의 3월 정례회의를 앞두고 계획됐다. 해당 회의에서 논의할 만한 주제를 미리 공부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BIS 총재회의의 최고위급 핵심 협의체이자 싱크탱크 격인 CGFS는 모든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하는데, 논의 내용은 각국 중앙은행 정책 수립 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한은 관계자는 "이 총재는 CGFS 의장으로서 한은뿐 아니라 다른 중앙은행들의 의견도 수렴하는 역할을 맡는다"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당면 이슈가 아니더라도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이 관심 갖는 통화정책 현안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이 총재가 교수들에게 주문한 첫 과제는 선진국들이 경기침체 이후 대규모 양적완화 조치를 실시해 은행권에 지급준비금이 늘어난 환경에서, 중앙은행들이 어떻게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는지 연구하는 것이다.

해당 회의는 한은 경제연구원의 주도하에 비공개로 이뤄진다. 한은 관계자는 "경제연구원장도 학계 출신 아니냐"며 "한은과 인연이 있는 교수들 중심으로 경제연구원이 다리를 놓은 것"이라고 귀띔했다. '통화정책 현안 자문회의'라는 이름은 시안으로 잡힌 명칭이다. 2015년부터 한은이 통화정책국 주도로 시장과 소통 강화를 위해 분기별로 운영해오는 '통화정책 자문회의'와는 다른 성격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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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킥오프 차원에서 진행될 이달 말 회의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CGFS TF(태스크포스)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고, 이번 킥오프 회의를 시작으로 교수들과 상시적인 관계를 만들어가려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 차원에서 해당 회의를 중요하게 여겨, 자문회의를 준비하는 사전 내부 회의까지 진행한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여하는 교수들이 주로 1970년대생의 젊은 나이라는 점도 주목 요소다. 이 총재는 최근 한은 인사를 단행하며 1970년대생 부서장을 전진 배치하는 등 세대교체에 나섰다. 이번 회의를 준비하면서도 이 같은 구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국내 학계 발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 앞으로 국제 통화정책 관련 중요 정보들을 국내 교수진과 적극적으로 공유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총재는 이달 초 '2024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 참석해 국내 경제와 관련, 수준 높은 연구를 위한 젊은 교수들의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만찬사에서 그는 통화정책 이슈에 관해 사석에서 젊은 교수들에게 연구를 부탁해 봤지만 국내 연구는 해외 학술지 게재가 쉽지 않아 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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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관계자도 “통화정책 측면에서 우리나라와 여타 선진국의 관심사가 다른 편인데, 이 때문에 국내 학계마저 글로벌 차원에서는 소외되는 면이 분명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총재가 교수들이 모인 회의를 주도한다고 당장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행 내에서 소화하기 어려운 주제를 중심으로 학계에서 가진 있는 아이디어와 의견을 청취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부연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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