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돈은 순수한 애정 관계에 기반"

장모와 처제, 동생 명의 통장으로 내연녀로부터 거액을 송금받아 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형을 선고받은 공무원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대전지법 형사항소4부(구창모 부장판사)는 부정청탁·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및 금융 실명거래·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57)에게 벌금 4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재판부는 공소사실 중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대전지법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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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처 간부급 공무원인 A씨는 장모 등 친인척의 통장으로 2017년 6월 중순부터 같은 해 말까지 내연녀에게서 약 7900만원을 생활비로 받고, 2021년 말까지 5차례에 걸쳐 4억31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아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혐의도 있으며, 이 과정에서 공직자 재산등록 때 급여 외 소득을 숨기기 위해 다른 사람의 계좌를 이용해 금융 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도 적용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공직자로서 내연녀로부터 거액을 받아 도덕적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통상적인 연인 관계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 많기는 하나, 사실혼 관계에 있고 앞으로 혼인하기로 약속한 점을 고려했다"고 벌금 4000만원을 선고하고 4억1545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이에 대해 A씨는 항소했다. A씨 측은 내연 관계를 숨기기 위해 차명 계좌를 사용했을 뿐 탈법을 저지르지는 않았으며, 또 A씨와 내연녀 사이가 사실혼 관계이므로 청탁금지법 위반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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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의 중혼적 관계가 도덕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있으나 내연녀로부터 지급받은 돈은 순수한 애정 관계에 기반한 것으로, 법률상 혼인 관계에서 이뤄지지는 금품 수수와 마찬가지로 평가돼야 한다"며 A씨의 청탁금지법 위반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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