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준연동형 유지vs병립형 놓고 고심
절충안 '권역별 병립형' 공감대
내년 총선 예비후보 등록(12월12일)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여야는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적으론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주장한다. 그러나 지난 21대 총선에서 불거진 '위성정당' 문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준연동형을 고수할지, 말지를 놓고 고심 중이다.
국민의힘은 지역구 의석과 상관없이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비례대표 의석수를 나누는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병립형 회귀'는 준연동형을 주도해 온 민주당이 자신들의 입장을 번복하는 것이라 내부적으로 반대가 크다.
여야는 절충안으로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 방식도 논의하고 있다.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는 병립형으로 돌아가되 전국을 3개 권역별(수도권·중부·남부)로 나누고, 권역 안에서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를 뽑는 방식이다. 지역 구도 완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21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역구는 소선거구제 유지로 사실상 합의가 됐다. 비례대표제는 지금은 전국형인데 남부, 북부, 중부 등 권역별로 나눠서 구성하자고 큰 틀에서 합의는 됐으나 몇 명을 비례대표로 뽑을 건지, 방식은 병립형으로 할건지, 연동형으로 할 건지 합의를 못 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병립형 회귀에 대한 비판에 "현행 선거법이 그대로 진행된다면 또다시 위성정당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위성정당 방지법을 추진하고 있지 않냐는 물음에 김 의원은 "그 법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위성정당을 현실적으로 막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병립형을 하더라도 다양성을 보장할 수 있는 타협안 놓고 고심 중"이라며 "지난번 선거에서는 47석 비례대표 중 17석은 병립형으로, 30석은 준연동형으로 했는데, 이번 총선에선 그 캡(상한선)이 풀려 47석 전체가 준연동형이 된다. 이전처럼 캡을 씌워서 거대 양당이 차지할 수 있는 비례대표의 퍼센티지를 일정하게 제한하면 소수 정당과 원외 정당이 진출할 기회가 생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내놓은 타협안도 사실상 현행 준연동형과 큰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연동형으로 100% 하지 말고 일부는 연동형으로 하고 일부는 병립형으로 하자는 건데 똑같은 이야기"라며 "별로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여야는 권역별 병립형에 대해선 그나마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중재안으로 '연동형은 우리 현실에 맞지 않으니 병립형으로 가되, 권역별로 하면 비례대표와 소선거구제 및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며 "의원총회에서 대략 의견이 모였고 민주당에서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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