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찰스 3세 국왕 부부가 국빈 방문중인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선물한 라프로익 위스키는 스코틀랜드 아일라섬에서 생산되는 피트 위스키의 대표 브랜드다.

사진=라프로익 홈페이지

사진=라프로익 홈페이지

AD
원본보기 아이콘

라프로익은 게일어로 ‘드넓은 만의 아름다운 습지’를 의미하는데, 라프로익 위스키의 핵심이 바로 습지에서 탄생한 ‘피트(Peat, 이탄)’에 있다. 우리말로 이탄으로 불리는 피트는 작은 초목이나 풀, 꽃, 해조류 등이 물에 의해 압축된 퇴적물을 말한다. 우리가 연료로 쓰는 석탄의 가장 초기 단계로 보면 된다. 전체 성분의 90%가 물로 돼 있어 일반 석탄 연료와 다르게 오래 타고 연기가 많이 나는 게 특징이다. 이때 발생하는 연기로 보리를 건조하면 소독약이나 요오드 같은 피트 특유의 풍미가 배게 된다. 라프로익 위스키에서 소독약 같은 특유의 향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1815년에 존스턴 형제에 의해 설립된 라프로익 증류소는 지금도 전통 방식으로 위스키를 제조하고 있다.


라프로익 위스키는 짙은 피트향 때문에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는 술이다. 일부 사람들은 라프로익 위스키의 맛을 의약품이나 소독약 같다며 싫어하지만 라프로익 증류소가 1920년대부터 1930년대에 걸친 미국의 금주령 시기에 위스키를 판매할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의료용 소독약으로 위장할 수 있는 이 특유의 향에 있었다.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런던 호스가즈 광장에서 공식 환영식이 끝난 찰스 3세 국왕과 함께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으로 향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런던 호스가즈 광장에서 공식 환영식이 끝난 찰스 3세 국왕과 함께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으로 향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반면 피트향을 ‘거친 바닷바람’, ‘과일 향’, ‘숲의 향기’ 등으로 비유하는 사람들도 많다. 호불호가 강한 이 위스키에 빠졌던 이가 바로 영국 국왕 찰스 3세다. 1994년 왕세자였던 찰스 3세가 라프로익 증류소를 방문해 왕실 인증인 로열 워런트를 직접 수여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당시 라프로익 증류소는 찰스 3세에게 방문 기념으로 자사 위스키가 들어 있는 오크통 두 통을 선물했고 찰스 3세는 보답으로 왕세자의 로열 워런트를 수여했다. 싱글 몰트위스키 중 로열 워런트를 받은 첫 사례였다. 찰스 3세와 라프로익 증류소의 인연은 그 후에도 이어졌는데, 이번에 윤 대통령 부부에게 선물한 위스키도 2008년에 6월 라프로익 증류소 방문시 서명한 통에서 나온 특별 한정판이다.

라프로익 증류소는 현재 일본의 산토리 홀딩스의 자회사인 빔 산토리가 소유하고 있다. 산토리는 2011년 미국의 짐 빔 위스키 브랜드를 생산하던 ‘빔 글로벌 스피릿츠 & 와인’을 인수해 ‘빔 산토리’를 세웠다. 빔 산토리의 대표적인 위스키 브랜드는 미국의 짐 빔과 메이커스 마크, 일본의 야마자키와 보모어 등이다.

AD

한편 찰스 3세 국왕 부부는 21일(현지시간) 국빈으로 맞은 윤 대통령 부부에게 라프로익 위스키와 함께 처칠의 책 ‘조류를 막으며’(Stemming the tide) 사본과 무궁화와 반려견 이름을 수 놓은 파시미나(최고급 캐시미어) 등을 선물했다. 처칠의 책은 윈저성 왕실 제본소에서 손으로 묶은 1951∼1952년 연설문 모음집으로, 맞춤형 헌정 라벨이 붙어 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