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아름다움에 대한 통찰 '이지 뷰티'<1>
낯선 사람이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어깨에 힘을 빼고 그 사람을 힐끔 쳐다보았다. 키가 큰 남자였다. 그는 당당하고 자연스러운 몸짓으로 전시실을 성큼성큼 가로질러 나에게 다가왔다. 그의 눈길은 나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그가 가까워질수록 나는 그의 시선에 강하게 묶였다. 그의 두 눈은 내 몸 전체를 훑은 뒤,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가 다시 나에게 왔다가, 또 다시 다른 곳으로 옮겨가며 조심스러운 기색도 없이 위아래로 내 키를 가늠했다. 인간은 새로운 것을 보면 흥분한다. 그리고 나는 항상 새로운 그 어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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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대부분 나의 키에 먼저 주목한다. 나는 키가 작으니까. 그러고 나서 그들은 나의 걸음걸이를 주목하고, 나의 몸이 다리의 무릎 아래 부분과 두 발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나머지 신체와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차린다. 나의 척추는 휘어 있어서 등이 앞으로 굽는다. 나에게는 고관절이형성(hip dysplasia)'이라는 병이 있다. 나의 고관절들이 서로 잘 맞지 않아 불안정하다는 뜻이다. 관절의 둥근 공 같은 부분이 나에게는 없는 움푹한 곳을 찾으려고 뼈의 평평한 부분을 갈아댄다. 그럴 때마다 나는 통증을 느끼고, 온종일 그 통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내가 깨어 있는 모든 순간에 통증이 연주하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엉덩이를 흔드는 힘으로 걷기 때문에 걸음걸이가 좌우로 흔들린다. 만약 내가 머리를 길게 길러 하나로 묶는다면 나의 머리카락은 시계추처럼 세차게 왕복 운동을 할 것이다. 나는 천천히 움직인다. 계단에서는 느려지지만, 체중을 실을 난간이 있으면 계단을 올라갈 수는 있다. 나는 두 팔이 튼튼하고, 계단을 오를 수 있을 뿐 아니라 턱걸이도 할 수 있다. 의학 용어로 나의 장애는 '천골무형성증(Sacral Agenesis)'이라고 한다.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나에게는 척추와 골반을 연결하는 뼈인 천골이 없었다. 'agenesis(무형성)'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어떤 것이 생성되지 않았거나 생성에 실패했다는 뜻이다. 나에게 없는 천골, 나의 누락된 요소.
-클로이 쿠퍼 존스, <이지 뷰티>, 안진이 옮김, 한겨레출판,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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