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슨연구소장 "美 2025년까지 고금리…韓 이민받고 여성참여 늘려야"[이슈 인터뷰]
애덤 포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소장 인터뷰
"역세계화 문제가 아니라 '세계화의 질' 하락"
"韓 가계부채, 금리 아닌 대출규제로 대응해야"
"中공산당 민간 개입, 경제 하방압력으로 작용"
"미국은 2025년에나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애덤 포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은 지난 3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방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미국의 실질 금리가 아직 그렇게 높은 수준이 아니고, 미국 경제가 내년에도 여전히 활황을 보일 것인 만큼 2025년 2분기까지는 고금리가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다.
포즌 소장은 "미국 경제는 침체하지 않고 오히려 견조한 성장세(Positive growth)를 보여줄 것"이라며 "(2025년 이후)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미국 정부의 재정지출이 워낙 크기 때문에 많이 낮추진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국 중립금리가 코로나19 이전보다 75~100bp(1bp=0.01%포인트) 정도 상승했을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중립금리 변동을 반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포즌 소장은 앞으로 선진국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는 소비를 약화시켜 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선진국 정부의 막대한 재정지출이 오히려 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많은 고소득 민주주의 국가들은 국방, 복지 등 공공부문에 큰 지출을 하게 될 것"이라며 "재정 지출을 하는 만큼 세금을 더 걷으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포즌 소장은 고물가,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현재 2%인 중앙은행의 물가 목표도 3%로 높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경제에 대해선 "고성장 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하면서 외국인 이민자를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예전만큼의 고성장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올리더라도 0.5~1%포인트 정도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육받은 여성을 노동시장에 더 참여시키거나, 외국인 노동자를 들여오는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며 한국이 '성차별자(sexist)나 인종차별자(racist)가 될 필요는 없다'고 꼬집었다.
포즌 소장은 미국의 유력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를 2013년부터 이끌고 있는 세계적인 경제 석학이다. 하버드대학교를 나와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이코노미스트와 영국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 등을 지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초청으로 방한해 3일 한은 직원과 간담회를 한 뒤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가졌다.
아래는 애덤 포즌 소장과의 일문일답.
"미국 경기 침체 없다…2025년까지 고금리 계속"
-미국 경제가 내년 2분기부터 침체하면서 기준금리도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어떻게 평가하나.
▲미국 경제가 침체할 거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1년 후에 미국 경제는 오히려 견조한 성장세(Positive growth)를 보여줄 거 같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도 지금의 5.25~5.50% 수준을 유지할 거라고 본다. 미국은 2025년 2분기 이후에나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 그전까지는 고금리가 계속될 것 같다. 또 인하하더라도 미국 정부의 재정지출이 워낙 크기 때문에 많이 낮추진 못할 거다.
-미국은 팬데믹 이후에도 고용시장과 경기가 여전히 뜨겁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과거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진 것은 보통 두 가지 이유 중 하나 때문이었다. Fed가 금리를 한 번에 많이 올리거나, 금융의 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다. 지금은 Fed가 최근 기준금리를 많이 올리긴 했지만 실질 금리로 환산해서 보면 그렇게 많이 올린 상황이 아니다. 또 가계나 비금융 기업 부문의 대차대조표를 보면 부채가 많지 않고, 주거용 부동산 역시 크게 하락하지 않았다. 반면 재정지출이 엄청 많이 되면서 경기를 부양하고 있다. 지난 6개월간의 데이터를 보면 생산성도 좋아졌다. 물론 생산성의 경우 일시적인 건지, 실제 상승한 건지 아직 알 수 없다.
-미국의 중립금리는 얼마나 올라갔다고 보나.
▲중립금리는 경제 현상이다. 고소득 국가들이 지금처럼 재정정책을 많이 펴서 GDP 대비 정부 재정적자 비율이 상승한다면 중립금리 상향 요인이 될 거다. 최근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이 중립금리 상승을 대변하는 것일 수도 있다. 중립금리가 국채 금리 10년물과 같은 건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10년물 금리가 중립금리의 변동을 반영하게 될 거다. 중립금리는 아마 코로나19 이전보다 75~100bp 정도 상승했을 것이다.
-고금리가 장기화한다면 중앙은행의 물가 목표(현재 연 2%)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보나.
▲지난 10년 동안 물가 목표 상향을 지지해왔다. 당연히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전에는 4%로 올려야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지금 미국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신뢰가 많이 낮아진 것을 고려하면 3%가 맞는 것 같다.
-최근 미국의 재정적자가 크게 늘면서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달러가 기축통화이긴 하지만 미국 정부가 재정적자를 언제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
▲미국의 재정적자를 멈추게 하려면 달러에 대한 대안(대체 기축통화)은 있어야 한다. 달러가 최근 약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경쟁 통화(유로화, 위안화 등)들은 더 약세다. 대부분의 국가는 중국 정부에 대한 위험 노출을 늘리고 싶어하지 않는다. 유럽의 경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망가지고 있다. 다른 대안이 없다. 리스크가 있다면 글로벌 금리가 상승하는 건데, 탈달러 리스크는 아니다.
"재정지출 확대…세금 안 올리면 인플레이션 유발"
-주요국의 인구 고령화와 역세계화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과거 같은 고물가 시대가 다시 도래할까.
▲평균 인플레이션이 향후 몇 년간 더 높아지면서 3% 수준이 지속될 것 같다. 하지만 고령화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이나 일본의 인구 고령화는 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평균 연령이 올라가면 소비를 줄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1990~2000년대에 그랬다.
-찰스 굿하트의 '인구대역전'을 보면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소비하는 것보다 더 생산해 디플레이션적인 반면, 고령층 피부양자들은 생산하지 않고 소비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적이다. 고령자가 많아지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그분의 이론을 잘 알고 있지만 지난 20년간의 데이터로 모두 반박이 됐다. 모든 고소득 국가에서 노동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또 한국이나 영국 등 고소득 국가는 언제든 이민을 허용할 수 있다. 그러면 노동 공급이 왜곡되기 때문에 (노동자가 줄고 고령층이 늘어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란) 이론은 잘못됐다.
-최근 역세계화와 공급망 분리는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나.
▲단기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중국에서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하면 한 번 정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이건 일시적이고, 장기적으로 평균 인플레이션율을 올리는 요인이 되진 않는다. 역세계화보다 정확한 표현은 '세계화 질'의 하락이라고 본다. 미·중 무역분쟁 이후에도 세계 무역량은 계속 늘었다. 다만 세계화의 공급망에 구멍이 생기고, 질이 하락하고 있다. 이는 물가보다는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혁신 경쟁을 저하시키고 불확실성을 높인다.
-그럼 지금 높은 물가상승률은 이례적인 것인가. 앞으로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질까.
▲아니다. 앞으로 많은 고소득 민주주의 국가들은 공공 부문에 많은 지출을 하게 될 거다. 국방, 녹색경제로의 전환, 고령인구 복지 등이다. 이런 재정지출이 결국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게 될 거다. 재정 지출을 하는 만큼 세금을 더 걷으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만큼 세금을 더 걷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된다.
"한국, 이제 고성장 어렵다…외국인 노동자 받아야"
-한국 경제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한국은 지금까지 성장해왔던 방식으로 계속 성장할 수 없다. 성장률은 계속 떨어질 거다. 예전만큼의 고성장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한국은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간 정말 잘 해왔다. 앞으로도 평균 GDP 성장률을 올릴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올리더라도 0.5~1%포인트 정도로 봐야 한다.
-한국이 고성장으로 돌아서기 위해 어떤 구조개혁이 필요하나.
▲이민을 받고 여성 경제 참여율을 높여야 한다. 저는 2021년 한국 공직자들에게 일본에 20년 전에 했던 것과 똑같은 말을 했다. "성차별자나 인종차별자가 될 수 있지만 둘 다 할 수는 없다." 부드러운 말로 풀어 설명하면 효과적으로 노동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자국 내 교육받은 여성을 노동시장에 더 참여시키거나, 해외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들여오는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는 거다. 한국은 둘 다 하라. 그걸 추천한다. 이외에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고, 무역 개방을 늘리는 것도 성장에 도움이 되는 길이다.
-한국은 미국 주도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어느 정도로 해야 할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IPEF가 중국에 대항하는 네트워크가 되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IPEF 자체는 실질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 그나마 중국을 화나게 할 만한 요소는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이다. 이건 중국에서 우방 국가들로 공장이나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언제든 '미국이 시켜서 했다'고 말할 수 있는 나라다. 그래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한국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는 통화정책과 성장에도 부담이 된다. 가계부채를 축소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높여야 할까.
▲이창용 총재와 한은이 그동안 가계부채에 대해 경고해왔던 것을 알고 있고, 지금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거 1990년대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봤을 때 규제가 기준금리보다 효과적인 정책이란 걸 알 수 있다. 중국 공산당도 부동산 버블을 꺼뜨리기 위해 통화정책으로 대응해왔는데 큰 효과가 없었고, 최근 규제로 대응하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버블이 금방 꺼지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에서도 개인들이 대출받을 수 있는 요건과 은행 대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가계부채를 줄이는 데에는 이게 기준금리보다 더 효과적이다.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공산당의 개입"
-중국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미국의 공급망 분리 정책으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중국 부동산 침체는 일시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또 미국의 공급망 분리도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고 본다. 제일 큰 문제는 중국 공산당의 경제 개입이다. 2015년 이후 공산당은 정부 역할을 굉장히 강조해왔고, 그러면서 이해할 수 없는 다양한 개입을 했다. 특히 제로코로나 정책을 통해 대다수 중국 국민은 직장, 자산이 위협을 받는 것을 느꼈다. 이 때문에 제로코로나 정책이 끝나도 중국은 한국이나 일본과 달리 소비를 다시 크게 늘리지 않았다. 대신 현금을 많이 비축했다. 이게 향후 몇 년간 중국 경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거다. 중국 국민들이 느끼는 두려움은 중국 경제의 저성장으로 이어진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고 있다. 중국이 자발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힘들 것으로 본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중국 기업들이 스스로 필요한 기술을 모두 개발하기는 힘들다.
-제조업 부문에선 중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왔다. 지속할 수 있을까.
▲미국-중국 분쟁 이전부터 이미 중국의 임금과 소득이 증가하면서 밸류체인(가치사슬) 하단에 있는 산업들은 다른 국가로 이전해가고 있었다. 지난 2~3년간 이 과정은 가속화됐다. 인도네시아나 멕시코 등이 하단에 있는 산업을 더 많이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일본 경제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일본의 '양적완화(중앙은행이 직접 통화를 공급해 경기부양)'와 '제로금리' 효과라고 보나.
▲다른 이유 때문인 것 같다. 나는 일본의 양적완화를 지지했던 사람이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이게 충분했다면 일본은 더 빨리 경제 성장률이 올라왔을 것이다. 일본의 경제 성장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실시했던 구조개혁 때문이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과 여성의 경제 참가율 증가, 그리고 기업 지배구조 개혁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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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월요일에 줍줍 하세요"…59만전자·400만닉...
-독일의 경우 수출 중심 구조 때문에 코로나 이후 역세계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의 석유, 천연가스까지 못 쓰게 되면서 독일 경제 위기론이 불거지고, 독일이 다시 '유럽의 병자'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그게 굉장히 인기 있는 인식이란 걸 알고 있지만 데이터를 보면 정반대로 나온다. 1년 반 전만 해도 러시아 에너지나 무역이 다 사라지게 되면 독일 경제가 굉장히 안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는데, 현재 독일 경제를 보면 아직 침체를 겪고 있지 않다. 가장 최근 독일 GDP 통계는 상향 조정됐다. 독일의 가계와 기업들이 에너지 가격 상승과 에너지 공급 축소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는지 보면 경이롭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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