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오명' 벗어난 K방산
작년 수출 급증했지만, 지원은 미흡
차기 국방 장관이 컨트롤타워 돼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중요하게 여긴 5대 회의가 있다. 수출진흥확대회의, 월간경제동향 보고, 청와대 국무회의, 국가기본운용계획 심사분석회의, 방위산업진흥확대회의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방위산업진흥확대회의에 관심이 컸다고 한다. 방산 수출은 고사하고 내 손으로 만들 수 있는 무기 기술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1971년 10월에는 ‘번개 사업’을 추진하면서 "총구가 갈라져도 좋으니 우선 시제품부터 만들라"고 지시했다. 이 사업으로 우리 군은 한 달 만에 M1 소총, 기관총, 60㎜ 및 81㎜ 박격포, 3.5인치 로켓 발사기 등 8종을 만들어 냈다.
시간이 흐르면서 방위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변했다. '비리 산업'의 산물이 됐다. 아이러니는 박근혜 전 정부부터라는 점이다. 첫 국방부 장관이었던 김관진 전 장관은 2014년 2월 대통령에게 업무계획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비정상적 관행의 정상화를 위해 방위사업 비리 근절을 위한 과제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민구 전 국방부장관도 2016년 1월 국방부 업무계획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방산 비리 종합 개선 대책을 마련하고 방위사업 혁신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어 '부패방지 4대 백신 프로젝트'를 추진해 방위사업 비리를 제로(ZERO)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시각은 문재인 정부도 마찬가지다.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7월 송영무 전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방산 비리 근절’을 장관의 첫 각오로 삼으라고 주문했다. 다음 해 방산 비리 대책이 나왔다. 방산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해외 무기 구매 시 무기중개상의 개입을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3회 이상 부정행위가 적발된 부도덕한 업체의 조달 등록을 취소하는 ‘3진 아웃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10년 전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던 ‘판박이 대책’이었다.
그동안 방산 기업들은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비리 산업이라는 도돌이표 오명 속에서 기댈 수 있는 언덕이 없었다. 이 때문에 윤석열 정부가 출범할 때 기대가 컸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목표에 ‘과학기술 강군’이 포함되면서 방위 산업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성과는 없다. 제2의 창군을 각오로 마련한 윤석열 정부의 국방개혁안인 국방혁신 4.0은 아직 가시적으로 드러난 것이 없다. 지난 5월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위원회도 출범했지만, 활동은 둔하다. 윤 대통령이 방산을 강화를 하겠다며 강조한 국방부 제2차관제도 감감무소식이다.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모델로 한 우주항공청을 설립하겠다고 밝혔지만, 국회에서 발목이 잡혔다.
우리나라는 지난해에만 170억달러(약 22조2190억원)의 방산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전 세계 방산 수출에서 10위 안팎에 머물렀던 한국은 지난해 8위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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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수출액이 오를 때마다 국방 관련 국가기관들은 숟가락 얹기에 바빴지, 방산을 위해 몸을 던지는 조직은 안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일 국회에 신원식 국방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 국회에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을 경우 신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분위기다. 신 후보자가 국방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특히 국방부 장관이 방산 컨트롤타워가 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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