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인 신약이 잇따라 나오면서 그동안 정복하지 못했던 중증·희귀질환의 치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국민건강보험 적용에 대한 논의는 지지부진한 경우가 많아 신약이 국내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급여 문턱을 넘은 로슈의 척수성근위축증(SMA) 치료제 '에브리스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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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이종혁 중앙대 약대 교수의 '우리나라 신약의 약품비 지출 현황 분석 및 합리화 방안에 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2~2021년) 급여가 적용된 신약 227개 품목에 대한 국내 건강보험 재정 내 지출은 총 약품비 대비 8.5%,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의 2.1%로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국내 환자들의 혁신 신약 치료 보장성 강화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혁신 신약들이 건강보험 재정에 큰 부담이 된다는 인식으로 신약 등재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배경에서 출발했다. 연구팀은 신약의 건강보험 등재 시 비용효과성 입증 방법(경제성평가, 경제성평가 면제, 가중평균가, 기타)에 따른 신약 재정 영향과 위험분담제(RSA) 체결 신약의 지출 비중, 중증질환 분류별 신약 재정 영향도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암, 희귀질환 등 중증질환 치료 신약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제성평가 면제 및 RSA 대상 품목의 재정지출은 전체 약품비 대비 각각 0.3%, 2.7%로 특히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증질환 분류에 따른 신약 재정 영향을 분석했을 때도 중증?희귀질환 신약에 쓰인 약품비는 전체 약품비 중 3.3%에 그쳤다.


이종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분석한 국내 신약의 10년간 재정 지출은 기존 알려진 수치보다도 매우 낮게 나타나 일반적인 인식 대비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경제성평가 면제 신약은 재정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품목당 연간 약품비도 매우 낮았고 중증희귀질환 신약에 쓰이는 재정비율 또한 낮은 것으로 나타나 환자의 치료 접근성 측면에서 지출구조의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 제약연구제조사협회(PhRMA)에서 최근 10년간 미국, 유럽, 일본에 허가된 글로벌 신약 460개를 토대로 각국의 신약 접근성 및 재정 영향에 대해 국제 비교한 연구 결과도 함께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신약 재정 영향은 4%로 OECD 중 조사 대상국 32개국에서 30위로 최하위권을 차지했다. 이는 터키, 그리스, 멕시코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미국(26%), 독일(19%), 영국(18%), 일본(14%) 등 주요 선진국과의 비교에서도 3~6배가량 신약 재정 지출 비율이 차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약 허가율 및 급여율 비교에서도 역시 선진국과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의 신약 허가율은 33%로 일본, 프랑스, 영국 등이 50%를 넘는 것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급여율 또한 22%로 주요 선진국인 일본(48%)과 프랑스(44%)와 큰 차이를 보였고, OECD 평균(29%)에도 못 미쳤다. 특히 글로벌 출시 신약 중 1년 안에 국내에도 출시되는 신약은 단 5%에 불과해 OECD 평균 17%에도 크게 못 미치며 국내 환자들이 체감하는 혁신 신약 접근성이 크게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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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신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부회장은 “정부와 업계의 노력에도 전체 건강보험 재정의 약제비 중 신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선진국과 비교해 매우 낮아 국내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혁신 신약이 재정에 미치는 실제 영향을 분석한 이번 연구가 신약 접근성 향상을 위한 근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올 하반기에 발표될 건강보험 종합계획에도 혁신 신약의 가치가 반영되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이 수립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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