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견 "제한된 표현 광범위… 표현의 자유 지나치게 제한"
합헌의견 "전단 살포 처벌, 남북합의서 유효한 존속 전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이나 시각 매개물 게시, 전단 살포 등의 행위를 처벌하는 이른바 ‘대북전단금지법’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이 26일 오후 헌법소원 사건 선고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의 재판관석에 앉아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이 26일 오후 헌법소원 사건 선고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의 재판관석에 앉아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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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26일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이 남북관계발전법 제 24조 1항 등에 대해 청구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위헌)대 2(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대북 전단 금지법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12월 신설된 것으로, 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2020년 4~6월 북한 상공으로 대북 전단 50만여장을 날린 것이 계기가 됐다.


전단 살포에 대해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쓰레기들의 광대놀음(대북 전단 살포)을 저지시킬 법이라도 만들라"고 맹비난하자, 문재인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 행위에 대한 제도개선 방안과 단속 의사 등을 밝혔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2인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이나 시각 매개물 게시, 전단 살포 등의 행위를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한 대북전단금지법을 발의했고,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이에 한변과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큰샘·물망초 등 27개 단체는 2020년 12월 대북전단금지법이 공포되자 위헌 여부를 판단해달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의 궁극적인 의도는 북한 주민을 상대로 해 북한 정권이 용인하지 않는 일정한 내용의 표현을 금지하는 데 있으므로, 표현의 내용을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전단 등 살포를 금지하면서 미수범도 처벌하고 징역형까지 두고 있는데, 이는 국가형벌권의 과도한 행사라 하지 않을 수 없고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매우 중대하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표현의 자유는 헌법상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핵심적 기본권이므로, 공익을 위해 그 제한이 불가피한 경우라도 최소한에 그쳐야 하고 표현된 관점을 근거로 한 제한은 중대한 공익의 실현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엄격한 요건하에 허용될 수 있다"며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제한되는 표현 내용이 광범위하고 그로 인해 표현의 자유가 지나치게 제한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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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기영·문형배 재판관은 "북한 주민을 상대로 하여 ‘전단 등 살포’라는 방법을 통해 표현하는 것을 금지할 뿐, 표현의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한을 가하고 있지 않는바, 이는 ‘전단 등 살포’라는 표현 방법에 대한 제한"이라며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처벌은 남북합의서의 유효한 존속을 전제로 하므로, ‘전단 등 살포’를 극도로 경계하는 북한 당국 입장에서는 ‘전단 등 살포’의 억제를 위해서라도 남북합의서를 준수할 이익이 있고, 북한이 이를 준수하면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은 물론 한반도 전체의 평화가 유지될 수 있는바 이러한 공익을 고려하면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고 합헌 의견을 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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