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예산 외친 尹정부, 대통령경호처엔 2년 연속 두자릿수 증액
내년 대통령경호처 예산 '1341억원'
올해 20% 늘렸는데 내년도 15%↑
국가요인·국빈경호에 262억 투입
"전 세계적인 경호위협 대응 차원"
지난해 4월12일 당선인 신분으로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환영을 나온 시민과 손을 들어 인사하는 당선인의 주위를 경호원들이 삼엄하게 경계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경호처 예산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전재정 기조 속에서도 매년 두 자릿수 예산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경호에 대한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달라진 데다가 경호위협 증가, 용산청사 이전, 정치적 상황 등이 맞물리면서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대통령경호처 예산을 1341억원으로 편성했다. 올해 예산 1163억원에서 178억원(15.3%) 증액한 것이다. 대통령경호처 예산은 지난해에도 전년 969억원에서 193억원(19.9%) 늘어났다.
확 바뀐 경호정책…국가요인 경호 262억, 시설개선 224억
예산 세부내역을 보면 요인 및 국빈경호활동에 262억원을 쓴다. 전년 169억원에서 93억원(55%) 증가한 규모다. 경호장비시설을 개선 예산도 170억원에서 224억원으로 54억원(31.7%) 늘렸다. 경호업무 정보화에는 39억원을 투입하고 경호안전교육원 운영에 26억원이 책정됐다. 경호경비과학화와 지능형 유무인 복합 경비안전 기술개발에는 각각 5억원이 소요된다.
내년 정원 올해 702명에서 43명(6.1%) 확대한 745명으로 편성하기로 했다. 내년도 예산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금액은 617억원으로 35억원(6.0%) 불어났다.
대통령경호처 예산 증가율은 눈에 띄게 가파르다. 내년 전체 예산은 656조9000억원으로 증가율이 2.8%에 불과하다. 총지출 통계를 쓴 2005년 이후 가장 낮다. 건전재정 기조로 모든 부처가 예산 증가율을 억제했는데, 대통령경호처는 2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다.
이는 대통령을 비롯한 국가요인의 경호철학이 달라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초 ‘낮은 경호, 열린 경호’를 강조했다. 이러한 기조는 예산에 반영됐다. 집권 후 마련한 2018년 첫 예산안에서는 대통령경호처에 전년보다 22억원 적은 894억원을 배정했다. 2019년에도 다시 886억원으로 줄면서 2년 연속 감소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스마트 경호’를 언급했다. 당선인 신분이었던 지난해 3월20일 대통령 집무실 이전 브리핑에서 “경호 기술도 상당히 첨단화돼 있다”면서 “국민 곁으로 다가가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경호체계를 바꿔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를 구현하려면 인공지능(AI) CCTV와 엑스레이(X-ray), 드론, 로봇 등을 갖춰야 하는데 예산이 더 들 수밖에 없다.
경호받는 전직 대통령만 3명…"각종 위협 대응"
세계적으로 국가요인에 대한 위협이 증가한 영향도 크다. 특히 지난해 7월8일 유세 중이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이 결정적이었다. 한국과 일본은 국가요인을 경호하는 방식과 수준이 달라서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지만, 모방범죄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 3월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사전에 도착해 대국민 담화문을 밝히던 중 갑자기 소주병이 날아들자 경호원들이 박 전 대통령을 에워싸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대통령경호처 관계자는 “내년 예산안이 증액된 것은 정원 확대에 따른 인건비 증가와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최와 관련한 경호·경비 예산이 편성됐기 때문”이라면서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각종 경호위협 대응도 예산 증액 사유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에서 용산청사로 대통령실을 옮긴 것도 경호 예산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애초 대통령 경호를 위해 지어진 건물이 아닌 만큼 용산청사에 경호 관련시설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통령 경호와 관련된 상세사업은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시설과 관련해 필수적인 예산 수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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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상황까지 맞닿아 있다. 대통령경호처는 현직 뿐 아니라 전직 대통령의 경호도 담당한다. 현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보석,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문 전 대통령의 퇴임으로 경호 대상자가 늘어난 상태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의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 인근은 집회와 시위가 잦아 경호구역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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