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재로 한국에 묶여있던 이란의 석유 수출 대금이 카타르로 송금된 직후, 미국과 이란 간 수감자가 맞교환됐다. 다만 이는 인도주의적 행동에 기반한 것일 뿐 미국의 대이란 적대 관계에 변화는 없다는 게 미국측 입장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수감자 석방에 도움을 준 한국 정부 등에도 감사를 표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이란에서 풀려난 미국인 수감자 5명은 카타르항공 여객기를 타고 카타르 수도 도하에 도착했다. 복수의 당국자들은 수감자들이 가족 2명과 함께 테헤란을 빠져나왔고, 도하에서 워싱턴DC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한다고 확인했다. 이에 앞서 미국에서 풀려난 이란인 수감자 2명 역시 도하에 도착했다. 풀려난 5명의 수감자 중 1명은 이란 대신 제3국으로 이동하며, 나머지 2명은 미국에 남기로 했다.
이는 미국과 이란이 지난달 카타르의 중재에 따라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을 이란에 돌려주고 수감자를 맞교환하기로 한 합의에 따른 것이다. 앞서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국영방송을 통해 방영된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 60억달러(약 8조원)가 오늘 카타르로 송금됐다. 이에 따라 미국과 죄수 교환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수감자 맞교환은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을 포함한 전 세계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유엔총회를 앞두고 이뤄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수감자 교환이 양국 간 더 큰 협력과 긴장 완화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측은 대이란 관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 재개 등의 가능성도 일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수감자 석방을 축하하면서도 2007년 이란에서 실종된 전 연방수사국(FBI) 요원 로버트 레빈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란 정부가 완전히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이란이 역내에서 하는 도발적인 행동에 대해 계속해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날 이란 정권의 불법 구금과 관련해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과 이란 정보부를 제재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이 결과를 달성하도록 돕기 위해 지치지 않고 노력해준 카타르, 오만, 스위스, 한국 정부를 포함한 우리의 국내외 파트너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도 성명에서 카타르, 스위스, 한국, 오만, 영국이 석방 노력을 지원했다면서 "우리는 한국의 긴밀한 공조와 파트너십에 대해서도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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