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를 모두 1대1 상담 통해 만들어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인력 절반이 연구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해지며 매출 급성장

편집자주중소기업은 국가 경제의 근간이다. 숫자로 보면 우리나라 기업의 99%는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은 국민의 일터다. 근로자의 81%는 중소기업에서 일한다. 중소기업이 흔들리면 우리 경제가 흔들리고 국민의 일자리가 위협받는다. 하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여전하다. 낮은 처우와 보장되지 않는 '워라밸', 불투명한 미래 성장성. 취업난이지만 청년들은 중소기업에 가지 않는다. 여기 이런 편견과 싸우며 좋은 일자리, 중소기업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 직원들의 안정적인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도록 건전한 재무구조와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도 힘을 쏟는다. 현장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동시에 직원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회사로 키우기 위한 중소기업인의 분투가 있다. 아시아경제는 현장을 찾아 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원기정 베스테크 대표가 경기 화성 동탄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원기정 베스테크 대표가 경기 화성 동탄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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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생산 후 사람 손으로 하나하나 포장하던 것을 이제는 기계가 대체한다. 다관절 로봇이 박스에 반도체를 넣고, 조립하고, 끈으로 묶는다. ‘패키징 공정’이 전부 자동화 시스템으로 바뀐 세상이다.


2003년 설립된 ‘베스테크’는 반도체 공정 및 산업용 자동화 설비를 개발·제작하는 기업이다. 이른바 ‘스마트 팩토리 메이커’다. 경기 화성 동탄산업단지 내 본사에서 만난 원기정 베스테크 대표는 "자동화 기술을 통해 사람을 단순반복적이고 부가가치 없는 일에서 자유롭게 해주고, 사람은 더 창의적이고 행복한 일에 집중하게 해준다"며 "세탁기에 버금가는, 세상을 바꿀 만한 자동화 장비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베스테크는 장비를 모두 1대1 상담을 통해 만든다. 고객사에서 공장 자동화를 요청해 현장을 가보면 공장 크기, 천장 높이, 생산 방식 등이 전부 다르기 때문에 상황과 요구에 맞춰 모든 설비와 장비를 직접 기획하고 개발해 납품한다. 기성품처럼 만들어놓고 파는 장비도 없고, 똑같은 장비가 겹치는 일도 없다. 상담부터 개발이 시작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고객 만족도가 높아진다.


연구소 인력이 베스테크 전체 80명 가운데 절반을 차지한다. 한국기술교육대학과 연계한 일병행학습제도 도입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베스테크에 취업하면 4년 동안 주말에는 대학을 다닐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8명이 참여했다. 전문대나 4년제 대학 졸업자에게도 상위학교 진학을 장려하고 있어 편입했거나 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는 경우도 있다. 원 대표는 "학습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직원들에게 계속 공부하라는 얘기를 한다"며 "교육받은 것을 어딘가에서 쓰게 되면 기술이 고도화되고,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산업 자체 평균이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경기 화성 동탄산업단지에 위치한 베스테크 본사에서 직원들이 자동화 설비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경기 화성 동탄산업단지에 위치한 베스테크 본사에서 직원들이 자동화 설비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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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자율주행로봇 개발과 양산 쪽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에서 생산된 웨이퍼 등을 로봇이 옮기는 식이다. 원 대표는 "로봇 컨트롤 기술, 플랫폼 기술의 내재화를 위해 힘써왔다"며 "물류용 자율주행로봇, 산업용 패트롤 자율주행로봇 등이 개발돼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고, 실제 산업현장에서도 적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질소(N2) 가스 퍼지 장치, 하이드로콜로이드 생산 설비 등도 만든다. 2020년 40억원대 였던 매출이 2021년 198억원, 지난해 245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도 지속적인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2020년 취임한 원 대표는 ‘생각이 젊은 회사’가 되기 위해 캐주얼한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우선 직급을 없앴다. 모두 ‘책임’으로 통일하고 그중 리더만 뽑아 팀장을 부여했다. 나이와 경력에 상관없이 팀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이 팀장을 맡는다. 자율출퇴근제도도 도입했다. 직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야유회 등은 물론 수시로 대화할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해뒀다. 휴식시간에 모여서 소통할 수 있는 사내 카페 공간과 옥상 캠핑장을 만들었다. 본사 주차장 한편에는 컨테이너를 개조한 카페를 차려 자유롭게 간식을 먹을 수 있도록 라면, 냉동만두, 핫바 등을 상시 구비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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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각자 자리에는 직원들 본인의 MBTI, 사진, 목표 등이 담긴 이름표를 붙여뒀다. 직원들끼리 조금이라도 서로를 더 알아갔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원 대표 자리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선글라스를 끼고 활짝 웃는 사진과 함께 ‘#ENFJ-A #사실은 극소심 소문자 a형. 재미있는 생각들이 실천되고 실현되는 회사. 구성원 모두가 행복해지는 회사’를 적어뒀다. 원 대표는 "누구나 행복하기 위해 일을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할 만큼 임직원은 물론이고 주주와 고객까지 모두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원기정 베스테크 대표 자리에 MBTI, 사진, 목표 등이 담긴 이름표가 걸려 있다.

원기정 베스테크 대표 자리에 MBTI, 사진, 목표 등이 담긴 이름표가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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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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