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이동·남사 반도체 국가산단, '상수원보호구역' 족쇄 풀릴까
44년간 보호구역 묶여 공장 설치 불가능
최근 지자체간 갈등 중재 법안 발의
경기 용인 이동·남사읍 일대 첨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지정이 44년 동안 이어져 온 이 일대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여부를 둘러싼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을 풀 실마리가 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산단 조성을 위해서는 일정 반경 이내 공장 건립이 금지된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나 예외 규정 신설이 필수요건이기 때문이다.
이동·남사 반도체 산단, 알고 보니 상수원보호구역
14일 용인·평택시 등에 따르면 용인시는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조성을 위해 처인구 남사읍 일대에 지정된 상수원보호구역 해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행법상 상수원보호구역 내 취수지점 반경 7㎞ 이내에서는 공장 설립이 불가능하고 반경 7~10㎞ 지역 역시 지자체장의 승인이 있어야 설치가 가능한 탓이다.
남사읍 일대는 평택 진위면과 함께 1979년 송탄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당시 지정된 상수원보호구역 총면적은 3.9㎢. 지난 7월 정부가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한 이동·남사 산단 710만㎡ 부지 중 상당수도 상수원보호구역에 포함돼 있다.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없이는 원칙적으로 산단 조성이 안 되는 셈이다.
용인시는 "어떤 방법으로든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국가가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특화단지로 지정한 만큼 범정부 차원에서 이 문제를 풀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지자체 일각에서는 보호구역 해제가 최선이지만 여의찮을 경우 특화단지에 대해 예외적으로 공장 설치 규제를 배제하는 특례 규정을 두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잇따른 용인시 해제 요청에도 평택시는 불가 고수
아직 상수원보호구역 해제의 열쇠를 쥐고 있는 평택시는 '해제 불가'라는 기존 입장의 공식적인 변화는 없는 상태다. 평택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협의는 남사읍 일대는 평택시민의 상수원인 진위천 수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곳"이라며 해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여부를 둘러싼 갈등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용인시가 '2016 용인 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유방동, 고립동, 양지면 일대 공장들을 상수원보호구역 인근인 남사면 이전을 추진하면서 본격화됐다.
용인시는 이전에도 지정권자인 경기도에 보호구역 해제를 요구해 왔지만, 평택시와 환경단체들은 평택호 수질 악화, 상수원 변경(송탄→팔당)에 따른 물 이용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때 도가 중재에 나서 일부 조건부 해제 가능하다는 연구용역 결과를 도출하기도 했지만, 이 역시 평택시의 수용 불가 입장에 부딪혀 무산됐었다.
정부·정치권이 해법 찾을까
다만 평택시가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마냥 반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도 포함된 만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위해서 일정 부분 양보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정치권에서도 해법을 찾기 위한 입법이 추진 중이다.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상수원보호구역 해당 수도사업자 지자체에 더해 인근 지자체도 변경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환경부가 지자체 의견을 들어 상수원보호구역 변경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수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방상수도 시설의 설치·폐쇄 권한이 해당 수도사업자인 지자체에 있어 상수원보호구역을 둘러싼 지자체간 갈등이 생길 경우 이를 해결하거나 조정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안이다.
김 의원은 개정안을 통해 수도사업자가 아닌 인근 지자체도 재산상의 피해 등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 해당 상수원보호구역의 변경에 대한 검토를 환경부 장관에게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환경부 장관은 공청회를 통해 관계자들의 의견 청취 절차 등을 거쳐 상수원보호구역의 변경 여부를 결정하도록 함으로써 상수원보호구역 관련 지자체 간의 이견이 조율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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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남사읍 일대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둘러싼 용인시와 평택시 간 해묵은 갈등이 이번 특화단지 지정을 계기로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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