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둔화, 미국 긴축 지속
국제유가 고공행진도 부담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4%로 유지했지만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3%에서 2.2%로 하향조정했다. 최근 중국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심하고, 미국의 추가 긴축 전망과 국제유가 상승 등 불확실성도 크기 때문에 앞으로 경기회복이 쉽지 않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한은, 내년 성장률 전망 하향조정…전문가들 "전망 부정적"

한은은 24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난 5월 전망 때와 동일한 1.4%로 유지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은 당초 2.3%에서 2.2%로 낮췄다. 경제 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경기 회복이 늦지만 당장 올해 하반기 성장세 회복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0.9%를 기록했기 때문에, 한은 전망치를 달성하기 위해선 하반기 1.7%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 최근 수출 상황과 경기를 고려하면 쉽지 않은 목표다.

중국 경기 둔화가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경제는 무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수출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이 중요하다"며 "중국 경기가 일부 회복되더라도 예전만큼 좋아지진 않을 거란 의견이 많은 만큼 우리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수출에서 중국 비중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절대 금액 자체가 많기 때문에 하반기에 미국 수출로 중국 수출 감소를 상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중국 당국이 부양책을 펼치고 있으나 효과가 잘 안 나타나고 있고, 부동산 기업 붕괴 위기도 불거지고 있어 중국 경제가 하반기 회복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中 경기둔화, 美 긴축…내년 경제는 더 불안

한은과 정부는 계속해서 우리나라 경기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중국 부동산 시장 불안이 커지고, 디플레이션(물가하락)도 본격화되면 중국 수출 회복이 늦어질 뿐 아니라 국내 금융·외환시장으로까지 파장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내 채권 시장에 중국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에, 추후 중국 자본 이탈이 시작되면 금리와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보다 강한 자국 고용·소비 상황에 연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자금유출이나 환율 문제가 커질 위험이 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2%포인트까지 벌어져도 아직 자금이 이탈한다는 신호가 없지만 한미 금리차가 더 벌어질 경우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며 "한은도 고민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25일 열리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 이후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8월 잭슨홀 연설에서 강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을 쏟아내 전세계 시장에 충격을 줬는데, 만약 이번에도 추가 금리인상 시그널을 준다면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외국인 투자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 한은으로선 금리 동결 이후 최악의 시나리오다. 한은이 이날 내년 성장률 전망을 0.1%포인트 낮춘 것도 이같은 경기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물가 불안도 여전…국제유가 반등 촉각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최근 안정세를 되찾고 있으나 이 역시 안심하기는 이르다. 한은은 이날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가 3.5%, 내년 2.4%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5월과 동일한 수준이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2일 국회에 출석해 "8∼9월 다시 3%대가 될 가능성이 있고, 그 뒤부터 천천히 떨어져 내년 하반기쯤 2% 중반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며 "3% 밑으로 내린 나라는 선진국 중 우리가 유일하다"고 자평했다.

AD

하지만 이는 국제유가나 원자재 가격이 당초 예상대로 하향 안정화된다는 가정 하의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석유 가격을 올리기 위해 감산을 지속하면서 글로벌 원유 가격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이미 80달러 중반대로 올랐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최근 다시 주춤하고 있으나, 사우디 등이 오는 10월에도 감산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연말까지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그동안 물가가 빠르게 내려왔던 건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큰데, 이제는 기저효과가 끝나가고 근원물가도 잡히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하반기에 외식비, 서비스 물가가 계속 오르면 인건비 인상 압박이 생길 것이고, 유가 상승 분위기도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AD
원본보기 아이콘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