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기준 변경만으로 순이익 규모 대폭 성장
변함없이 어려운 업황…당장 하반기도 걱정
"진짜 '실적잔치' 벌일 수만 있다면 좋겠다"

'실적잔치'는 착시효과…하반기 걱정하는 생보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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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보험사들이 5대 시중은행만큼의 순이익을 거두며 '돈잔치'를 벌였다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이는 회계기준 변경에 대한 착시효과에 불과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생명보험사의 경우 업황이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인기 상품 판매까지 중단돼 당장 하반기 실적 걱정에 휩싸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순이익 약 8조원 수준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손해보험사가 4조6000억여원, 생명보험사가 3조4000억원가량으로 파악됐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 8조969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새 회계기준 IFRS17 도입에 따른 착시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생명보험사의 경우 이같은 효과가 두드러졌다. 한화생명 한화생명 close 증권정보 088350 KOSPI 현재가 5,390 전일대비 100 등락률 -1.82% 거래량 22,831,890 전일가 5,49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한화생명, 1분기 순이익 3816억원, 29%↑…매출 55% 증가 한화생명 "AI 쓴 설계사 판매실적 40% 이상 높아" '행동주의' 얼라인에 반격 나선 에이플러스에셋, 장기전 가나 의 경우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연결 기준 7039억원이다. 예전 회계기준으로 집계한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 4174억원과 비교하면 68.6% 증가한 준수한 성적표다. 하지만 새 회계기준을 지난해 실적에도 소급적용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이 1조1640억원으로 불어나면서 올해 상반기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9.6% 줄어든 부진한 성과로 바뀐다.


다른 주요 생보사들도 성장세가 바뀌는 것은 마찬가지다. 업계 1위 삼성생명 삼성생명 close 증권정보 032830 KOSPI 현재가 310,000 전일대비 20,000 등락률 -6.06% 거래량 665,867 전일가 330,00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삼성생명, 고객사 퇴직연금 아카데미 개최 '7800선 터치'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 발동…불타는 '삼전닉스' 외인 ‘5조 팔자’에도 굳건…코스피 종가 사상 최고 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1조389억원이다. 지난해 실적 대비 107.3% 증가한 규모지만 IFRS17을 소급적용할 경우 순이익 성장세는 47.0%로 줄어든다. 교보생명도 마찬가지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순이익이 6716억원으로 예전 회계기준으로 작성된 지난해 전체 순이익 5012억원을 30% 넘게 웃돈다. 새 회계기준을 소급 적용하면 상반기 순이익의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증가율이 109.7%에서 16.3%로 쪼그라드는 것이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빅3' 생보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조4144억원으로 새 회계기준을 적용하지 않은 지난해 상반기 생보사 전체의 순이익 2조1807억원보다 10.7%가량 더 많다. 업계 상황이 별다른 변화가 없음에도 실적이 대폭 증가한 셈이다.


이 때문에 생보사들은 표면적 호실적을 기뻐하기보단 오히려 하반기 이후 실적을 걱정하고 있다. 새 회계기준이 완전히 안착한 뒤 제대로 된 비교가 가능해지면 그간의 부진이 고스란히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반기 실적에 큰 보탬이 됐던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도 하반기부터는 제동이 걸렸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최대 30년에 이르는 기존 종신보험의 납입 기간을 5~7년으로 축소한 상품이다. IFRS17에서 도입된 수익성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대에도 유리해 생보사들이 완납시 환급률을 100% 이상으로 설정하며 앞다퉈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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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금윰감독원은 다음 달부터 환급률을 100% 이하로 제한하고 장기 유지 보너스도 지급할 수 없도록 막았다. 사실상 지금과 같은 인기를 누릴 수 없게 됐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실정이지만 보험에 대한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 출산율과 혼인율이 떨어지면서 미래 고객 확보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실적 성장으로 진짜 '돈잔치'라도 벌였다면 마음이 편했을 것"이라며 "실제로는 경영진부터 일선 직원까지 앞으로 실적 성장에 대한 부담감이 무척 큰 분위기"라고 낙담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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