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석달만에 최고치…1340원선 돌파 전망도
달러 강세, 위안 약세…원화 절하폭 커져
환율 상하방 요인 공존…상단은 1340원대
다음주 금통위 앞두고 한은 통화정책 고민
다음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원·달러 환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 경제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원화까지 휘청이면서 당분간 외환·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6.1원 오른 1331원으로 개장한 뒤 1330원선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환율이 1330원대까지 오른 것은 고점 기준으로 지난 5월19일(1336원) 이후 약 석달 만에 처음이다.
최근 원화가 다시 약세를 나타내는 것은 미국 긴축 종료 불확실에 따른 달러 강세와 중국 위안화 약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미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2%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보다 낮은 모습을 보였으나,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0.8%로 전월보다 오히려 더 확대되면서 시장의 혼란을 키웠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 사이에서도 향후 긴축 통화정책 유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주 "인내심을 갖고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시점에 와 있다"고 말한 반면, 미셸 보우먼 Fed 이사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까지 낮추려면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Fed가 다음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은 88.5%다. 압도적으로 동결 전망이 높지만, 전날(90%)에 비해선 소폭 하락했다.
최근 부진한 중국 경제도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CPI와 PPI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0.3%, 4.4% 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이에 동조하는 원화도 동반 하락하는 중이다.
하지만 근본적 원인은 수출 부진 등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약화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무역수지는 30억1400만달러 적자다. 5월까지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뒤 6월과 7월 겨우 흑자를 냈지만 다시 적자 가능성이 거론된다. 중국 경기가 안 좋은 만큼 하반기 무역수지의 큰 폭 개선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물가 안정세를 지지하는 뚜렷한 경제지표나 Fed 발언이 나오기 전까진 환율 변동폭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긴축 기대가 약해지면 다시 1300원선 아래로 내려갈 수 있으나, 그렇지 않으면 단기적으로 1340원선 돌파 가능성도 있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단순하게 8월 이후 달러 인덱스 상승분만큼만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을 것이라고 가정하면 1287원까지 (원화) 절상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안전 자산 선호가 우세할 경우 원화가 추가 절하되면서 지난 5월 고점인 1345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환율 상승은 한은이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데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지난 2월 이후 4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은은 오는 24일 금통위에서도 동결할 가능성이 높지만,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처럼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추가 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3일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 여섯명 모두 당분간 3.75%까지 오를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말하며 그 이유로 "아직 미국 Fed가 금리를 몇 번 올릴지 불확실성이 크고, 그에 따라 우리 외환시장도 어떻게 변할지 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최근 배럴당 80달러 선을 돌파한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에너지 가격을 높일 것이라 우려되는 상황이고, 미 국채금리가 강세여서 심리적 강달러 분위기도 형성됐다"며 "위안화 약세와 결제 수요 등은 추가 (환율) 상승에 일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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