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폭염에 온열질환, 모기·진드기 감염병 환자 속출
전문가들 “기후위기와 결코 무관치 않아”
“앞으로 만성질환자도 늘어나…대비한 건강정책 수립 필요”

무더위에 햇빛을 가리고 이동하는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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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날씨가 평년보다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온열질환, 모기·진드기 감염병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를 한반도 기후위기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폭염일수 증가 등 기후변화 때문에 심뇌혈관질환·폐렴·치매 등 환자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찜통 더위 속에 온열질환자는 속출하고 있다. 5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전국 68명의 온열질환자가 나왔다. 온열질환자 집계가 시작된 지난 5월20일 이후 가장 많은 하루 집계치다. 누적 온열질환자는 359명, 추정 사망자는 2명이다. 역시 무더웠던 지난해 같은 기간(누적 환자 352명, 추정 사망자 1명)보다도 환자가 많았다. 지난달에는 이른 폭염으로 상온에 놔둔 김밥이 상하면서 서울에서 강원도로 여행을 떠나던 전세버스 탑승객 29명이 설사·구토 등 집단 집중독 증세를 보이는 일도 있었다.

모기 매개 감염병인 말라리아 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올 들어 말라리아 환자 수는 총 279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34명)에 비해 2배 이상 많다. 진드기가 감염시키는 쯔쯔가무시증은 올 상반기 569명이 걸려 지난해 상반기 환자 수(473명)를 넘겼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반도에서 찜통 무더위와 폭염이 반복되는 등 기후변화 현상으로 최적의 서식 조건이 만들어진 모기·진드기가 증가한 데 따라 환자도 함께 늘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더위가 계속되면 각종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들도 많아질 거란 말도 나온다. 권호장 단국대 의대 교수는 “날씨가 더워지면 심장과 신장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다양한 만성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배상혁 가톨릭대 의대 교수는 “무더워지면 여러 요인으로 대기가 악화돼 (뇌출혈·뇌경색 등) 심뇌혈관질환 환자 수가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기후위기에 따라 심뇌혈관질환 환자가 늘어날 거라는 인식은 저조한 편”이라고 짚었다.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는 “바람이 불지 않는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 도심 속 요리 매연이 정체돼 치매와 폐암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분석도 있다. 채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미래질병대응연구센터장은 “폭염 등 극단적인 기후에 따라 트라우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무기력, 불안, 폭력적 성향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최근엔 기후위기에 따른 부정적 감정을 경험하는 ‘기후불안’이라는 용어가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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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앞으로 기후변화가 커질 것으로 보고 기후 감시체계 고도화로 신규 데이터를 구축해 건강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 센터장은 “이를 통한 5년 단위의 기후변화 건강 적응 계획이 필요하다”고 했고, 배 교수는 “건강정책 개발을 위해서는 기후변화로 예상되는 건강 피해를 계산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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