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미래]한강 지키는 반포수난구조대…"우리는 사명감으로 똘똘 뭉쳤다"
한강철교~한남대교 지키는 반포수난구조대
항상 출동 대비…신경 곤두선 구조대원
"한강, 행복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지난 13일 방문한 서울 반포수난구조대. 구조대원 4명은 신고가 떨어지자마자 모터보트로 향했다. 실제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지만 2명은 곧바로 모터보트의 조타를 잡고 시동을 걸었다. 나머지 2명은 모터보트의 후미에서 잠수복 역할을 하는 ‘드라이 수트’를 입었다. 몸에 달라붙는 데다 늘어나지 않는 재질의 드라이 수트지만 구조대원들은 능숙하게 손발을 집어넣었다. 드라이 수트를 입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20초였다. 그러는 사이 배는 한강 한 가운데로 달리기 시작했다. 1㎞를 가는 데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맞바람이 불었지만 구조대원들은 눈을 부릅뜨고 한강을 살폈다. 고개는 수면을 향하고 있어 여차 하면 뛰어들 태세였다.
반포수난구조대는 강동대교부터 행주대교까지 한강 총 41.5㎞를 지키는 수난구조대 4곳 중 하나다. 반포수난구조대는 이 가운데 한강철교부터 한남대교까지 약 8㎞ 구간을 관리한다. 현장을 통솔하고 있는 권태진 반포수난구조대 팀장을 포함해 총 6명의 인원이 교대로 근무하면서 24시간 한강을 지켜보고 있다.
평소에는 평화롭지만 반포수난구조대 소속 구조대원들은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언제 신고가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감시는 뚝섬관제센터에서 하고 있다. 뚝섬관제센터는 13개 교량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사건을 확인한 후 관할 구역으로 출동 명령을 내린다. 출동 명령이 떨어지면 현장까지 1분 만에 도달해야 한다. 전체 수난구조대는 하루 평균 10건 정도 사건을 소화하고 있다.
관제센터에서 출동 명령이 떨어질 때 긴장되지 않냐는 질문에 권 팀장은 너털웃음을 보였다. 그는 "긴장보다는 오히려 마음이 침착해진다"며 "자칫 잘못하면 긴장은 구조대원들의 안전 사고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구조대원들은 현장에서 2인1조로 수색한다. 단순 수면만 살피는 게 아니라 드라이 수트를 입고 잠수도 한다. 잠수부들은 40~50분 입수하고 10분 휴식을 반복한다. 날이 추워지는 동절기에는 입수 시간이 20분까지 줄어든다. 시간은 한정돼 있고 휴식은 짧아 구조대원들은 체력 문제에 직면한다.
"출동 명령 떨어지면 긴장보다는 침착…비번에도 교육 받아"
특전사 출신인 권 팀장은 물 앞에 장사 없다고 강조한다. 긴장하거나 자만하면 구조대원들은 순식간에 목숨이 위험해지는 상황에 놓인다. 한강의 유속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물에 입수하는 것보다 더 힘들게 하는 건 실족 또는 투신 사고 당사자의 가족들을 지켜보는 일이다. 날씨가 좋지 않아 물에 들어갈 수 없지만 발만 동동 구르는 가족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다. 권 팀장은 "구조대가 손 쓸 수 없는 상황임에도 사고 당사자의 가족들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면 죄책감에 시달린다"면서 "그렇다보니 집에서 가족에게 일 관련 이야기를 절대 하지 않는 편이다. 반포수난구조대 문을 나서면 끝이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구조대원들은 사명감과 함께 더욱 똘똘 뭉치게 됐다. 다들 형, 동생처럼 지낸다고 구조대원들은 귓띔했다. 권 팀장은 "구조대원들 간 마음이 맞지 않으면 단순히 직장생활이 힘든 게 아니라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서로 눈빛만 봐도 마음을 안다"고 했다. 아울러 "수난구조대 활동을 한다고 진급에 있어 가산되는 부분은 없다"면서 "그럼에도 모두 자원해서 올 만큼 사명감을 공유하고 있다. 비번에는 교육을 받으면서 구조대원들이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발 벗고 도와주는 시민들…"한강, 완전한 휴식의 공간 되길"
시민들의 도움에도 감사를 표했다. 한강에서 사고 위험이 포착되면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신고해준다는 것이다. 기지국에서 위치 추적을 돕지만 넓은 반경을 제공하기에 곧바로 사고 지점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한강 인근에서 시민들이 사고 상황을 설명해주면 구조대원들은 사고 지점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권 팀장은 "사고 지점을 정확히 알면 알수록 골든타임 내에 구조를 할 수 있다"며 "신고를 한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면 구조가 한층 편해진다. 그럴 때마다 시민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권 팀장의 목표는 여가의 공간이면서 불행한 공간이기도 했던 한강을 ‘행복’의 장소로 만드는 것이다. 권 팀장은 "한강은 양면성을 가진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양면성을 지니기보다는 안전한 환경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완전한 휴식의 공간으로 불렸으면 한다"면서 "지금도 많은 사람이 한강을 찾아주고 있지만 좀 더 사람이 붐비도록 안전에 기여하겠다. 수난구조대 소속 구조대원들은 잠수 분야에서는 최고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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