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조정단가 현재와 같은 1kWh당 5원 유지
올 3분기(7~9월)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에어컨 사용이 늘어나는 여름철을 앞두고 늘어나는 냉방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3분기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하면서 한국전력은 적자 지속이 불가피해졌다.
21일 한전은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요금)를 현재와 같은 1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는 직전 3개월간(3~5월) 평균연료비, 즉 실적연료비에서 기준연료비를 뺀 변동연료비 값에 변환계수를 곱해 산출한다.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가격 상승에 따라 실적연료비는 1㎏당 571.30원으로 올랐다. 이에 한전은 연료비 조정단가는 kWh당 10.2원으로 최초 산정했지만, 소비자 보호장치인 조정상한(5원/kWh)을 적용해 현재와 같은 5원으로 확정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연료비조정단가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고 이외의 전력량요금을 포함한 다른 전기요금 항목을 조정하지 않으면서 3분기 전기요금이 전체적 동결된 것이다.
3분기 요금 동결은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지난 14일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기자간담회에서 "국민 부담을 고려할 때 인상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국민부담을 같이 살펴 속도 조절도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 다섯차례 요금을 인상한 데다가 국제 에너지가격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두바이유는 21일 기준 배럴당 77.44달러로 연초대비 4.63달러(5.64%) 하락했다. LNG 가격도 최근 1t당 676.6달러로 618.9달러(47.77%) 낮아진 상태다.
올해 들어 전기요금은 1월에 kWh당 13.1원, 5월에 8.0원 등 총 21.1원 올랐다. 하지만 이는 당초 정부가 2026년 한전의 누적 적자 해소를 목표로 제시한 올해 연간 전기요금 인상 적정액인 51.6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2분기 전기요금 인상도 논란 끝에 결정이 한 달 반이나 결정을 미루다 소폭 인상하는 데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올 4분기 전기요금 인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전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동안 쌓은 적자는 38조5000억원이다. 올 1분기에도 6조2000억원의 적자를 보면서 누적적자 규모는 44조7000억원에 달한다. 한전의 대규모 적자는 전력을 사 오는 가격보다 파는 가격이 싼 역마진 구조 탓이다. 다만 한전 전력월보에 따르면 1kWh당 전력 구입단가(144원)에서 판매단가(136.2원)를 뺀 '역마진'은 올 1월 17.2원, 2월 14.5원, 3월 34원까지 늘었다가 4월 7.8원으로 크게 줄었다. 역마진이 축소되는 추세지만 적자 해소에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한전이 2분기에도 영업손실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전의 2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2조2300억원이다. 올해 전체적으론 적자규모를 7조400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이미 높아진 연료비 수준을 고려했을 때 앞선 전기요금 인상효과가 이를 상쇄하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외부변수에 휘둘리지 않는 안정적인 영업이익 확보, 즉 전기요금의 연료비용 연동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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