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에 의한 평화" 尹 화력격멸훈련 맞대응?…미사일 쏜 北 속내
尹 화력격멸훈련 주관한 날…北, 무력시위 재개
정찰위성 조속한 재발사 포기?…남측 탓할 기회
美블링컨 방중 앞두고 셈법 복잡해진 北 지도부
북한이 지난 4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뒤 63일 만에 무력 시위를 재개하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한미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을 겨냥한 모양새지만, 북한이 정찰위성의 '조속한 재발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 미사일 도발로 선회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6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 당국은 전날 오후 7시25분부터 10여 분간 북한이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포착했다. 미사일은 각각 780여㎞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은 지난 4월 고체연료 기반의 신형 ICBM '화성-18형'을 시험 발사한 뒤 63일 만이다.
북한이 쏜 미사일은 비행거리, 고도 등을 토대로 할 때 '북한판 이스칸데르'라 불리는 KN-23 개량형으로 평가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미사일 제원으로 볼 때 KN-23 개량형으로 예상되며, 이를 고각이 아닌 정상 각도로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단거리로 분류되는 미사일을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까지 날려 위협 수위를 높이려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도발은 한미의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을 겨냥했다. 훈련은 지난달 말부터 진행됐지만,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시점을 정확히 노린 것이다. 윤 대통령은 훈련 종료 뒤 "적의 선의에 의존하는 가짜 평화가 아닌, 우리의 힘으로 국가안보를 지키는 것이 진정한 평화"라고 거듭 역설했는데, 북한은 곧바로 국방성 대변인 명의로 '경고 입장'을 발표하면서 도발을 예고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정찰위성 재발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 이번 화력결멸훈련을 계기로 미사일 도발을 재개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김정은 입장에선 위성 발사에 성공하고 전원회의까지 연속 개최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구상하다 차질이 생긴 셈"이라며 지도부의 속내가 복잡한 상황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당 전원회의를 예고했던 만큼 내부 결속을 겨냥한 도발이라는 시각도 있다. 북한은 올해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3년 차로 성과에 대한 부담이 크다. 앞서 북한은 '이달 상순' 전원회의를 열겠다고 발표했지만, 상순의 마지막날(15일)을 넘긴 이날까지 아직 개최하지 않고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대중(對中) 메시지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북한의 입장에서 미사일 발사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양 교수는 "국면 전환에서 패싱 당하지 않으려면 창의적 전략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미중 갈등이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고 북한이 이에 편승할 경우에 대비한 우리 측의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의 전략 핵추진잠수함 미시건함(SSGN-727)은 16일 오전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SSGN는 잠수함 발사 순항 미사일(SLCM)을 발사하는 원자력 추진 유도 미사일 잠수함으로, 한반도 배치는 2017년 10월 이후 6년여만이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하루만에 SSGN을 배치하면서 미국미 전략자산 노출 빈도를 높여 대북 억제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미 정상은 지난 4월 채택한 워싱턴 선언에서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the Regular Visibility)'을 한층 증진한다는 표현을 담았다.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더욱 빈번하게 전개하고,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공개하겠다는 의도를 담은 것이다.
또 미국 전략자산 가운데 대표격인 B-52 전략폭격기 4대도 태평양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재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 태평양공군사령부는 이날 "B-52 4대와 병력 200여명이 폭격기기동군(BTF) 임무를 위해 이틀 전인 14일 괌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말 괌에 배치돼 우리 공군과 연합훈련을 진행하고 미 본토로 복귀한 지 두 달 반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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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52는 고도 15㎞ 상공에서 한 번의 급유만으로도 1만2000여㎞를 날아갈 수 있다. 핵폭탄은 물론 재래식 무기, 정밀유도무기를 탑재하고 전 세계 어디서나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군 측의 설명이다. 과거 폭격기 전개 후 길게는 열흘 뒤에 공개한 것과 달리 곧장 괌 배치 사실을 알린 것도 '정례적 가시성' 증진 차원에서 확장억제 강화를 가시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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