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슈츠'가 나타났다…월가 투톱 "얼어붙었던 시장 회복기 진입"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미국 월가 최고경영자(CEO)들이 투자은행(IB) 사업에 "그린슈츠(green shoots·침체된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는 현상)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경기전망을 내놨다. 고강도 긴축의 직격탄을 맞아 사상 최악의 침체기를 맞은 IB업계가 부진을 털고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다.
모건스탠리 "이미 바닥 지났다"
12일(현지시간)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는 모건스탠리 연례행사인 미국 금융·결제·부동산 컨퍼런스에서 "내 직감으로는 (IB 시장이) 이미 바닥을 친 것 같다.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분명히 더 많은 그린슈츠를 보고 있다"며 "많은 CEO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먼 CEO는 더 이상 감원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작된 미국의 고강도 긴축에 월가는 사상 최악의 불황기를 맞았다. 특히 IB 실적 의존도가 높은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분기 실적이 급감하면서 수천명의 인력을 줄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고먼 CEO는 최근 감원에 대해 "단언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그 세계로 돌아갈 것 같지는 않다"며 "현재 인원이 우리가 원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이상의 대규모 해고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12월 전체 인력의 약 2%에 해당하는 1600~1800명을 해고한 지 불과 5개월 만인 지난달 또 다시 글로벌 인력 3000명(전체 인력의 약 5%)을 줄이는 2차 감원을 단행했다. 감원은 이달말 마무리될 전망이다.
고먼 CEO는 내년부터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기조가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 Fed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낮게 점치면서도 "2024년 어느 시점에 금리가 하락하기 시작해 2~3%대 수준으로 안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 "내년 시장 살아날 것"
같은 날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도 IB 사업 환경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침체됐던 시장에서) 그린슈츠를 보고 있다"며 "결국 사람들은 자본을 필요로 하며 이를 무기한 연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둔화된 자본시장이 되살아나는데 4~6개 분기가 걸린다"며 "우리는 지금 5번째 분기에 와 있다"고 분석했다.
솔로먼 CEO는 "내년에 접어들면서 자본시장 활동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 부진에 빠진 미 기업공개(IPO)시장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는 점을 꼽았다. 이날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위해 수요예측에 나선 레스토랑 체인 ‘까바’의 경우, 수요가 몰리면서 주당 공모가의 최하단과 최상단을 상향 조정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IPO에 나선 글로벌 기업은 1671건으로 전년(3260건)의 절반 수준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글로벌 시장에서 IPO로 조달한 자금 규모도 1797억3000만달러로 전년(6265억6000만달러)의 3분의 1수준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각국의 고강도 긴축 전환으로 인해 유동성이 메마르면서, 시장 규모도 20년만에 가장 작은 수준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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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솔로먼 CEO는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이 침체는 피하더라도 여전히 저성장과 고물가 여파가 이어지는 도전적인 환경에 계속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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