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을 지구대에서 관리?' 광주 광산경찰서 지휘력 부재 논란
11일 이른 오전 도박 혐의 외국인들 현행범 체포
지구대로 옮겨 회의실 대기…10명 창문으로 도망
"체포 즉시 경찰서로 인계 했어야" 아쉬운 판단 의견도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지구대 '피의자 집단탈주' 사건으로 감시 소홀 등 일선 경찰의 안일한 태도가 논란이 된 가운데 전체 상황을 파악하고 지시하는 광산경찰서의 지휘력 부재에 대해서도 논란이다.
20명이 넘는 피의자를 일선 지구대에서 기초조사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현장에서 검거한 즉시 경찰서로 인계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전 4시 15분께 '집단 도박을 한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을 급습해 베트남 출신 외국인 23명을 붙잡았다. 이후 1시간 30여분만인 오전 5시 50분께 월곡지구대로 모두 이동시켰다.
지구대에는 이들을 수용할 공간이 없어 경찰은 회의실에 대기를 시켰고 통역사를 섭외하고 한명씩 불러 기초 조사를 진행하는 분주한 상황 속에서 하나둘 폭 20㎝ 정도의 시스템 창문으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10명이 달아난 뒤에야 이 사실을 확인했다.
문제는 지구대에는 23명이라는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당시 월곡지구대에서도 이들을 수용할 공간이 없어 CCTV나 별도 조치가 없는 회의실에 임시 대기시킬 수밖에 없었다.
이들을 대기 시킨 회의실에 상시 감시 인력을 1명도 두지 않았다는 점이 일차적인 문제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이정도 되는 사안이라면 곧바로 광산경찰서로 인계하고 기초 조사를 했어야 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경찰은 체포 과정에서 순순히 응하고 중범죄가 아니므로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월곡지구대는 치안 수요가 적지 않은 곳이며 일선 지구대·파출소 특성상 신고가 들어올 경우 곧바로 출동해야 된다. 또 일요일 이른 오전에 통역사를 섭외해야 할 정도였으며 외국인이 많은 지역에서 불법체류자가 있을지도 상황을 가정한다면 '지구대가 아닌 경찰서로 곧바로 데려오라'는 상황 판단이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타지역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20명이 넘는 인원을, 게다가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외국인을 한꺼번에 지구대·파출소에서 관리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정해진 매뉴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찰서 통합 당직실로 인계하고 그곳에서 기초 조사 등을 하는 방법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경찰은 "결과적으로 봤을 때 잘못한 건 맞는데 범죄가 중대한 경우에는 바로 경찰서로 인계하지만 이 사건의 경우 단순 도박 경범죄다"며 "모든 사건을 경찰서로 인계할 수는 없고 현장 판단 기준이 있는데 지구대에서 먼저 불법체류자와 합법체류자를 선별하는 작업을 먼저 진행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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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광산경찰서 당직 상황관리관은 "현장에 출동한 강력팀장과 순찰팀장으로부터 인원이 많아 현장에서 기초 조사가 어려우니 지구대로 옮겨서 선별 작업을 거쳐 서로 넘기겠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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