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m금융톡]농협은행장이 신용카드에 '경기도 파주' 새긴 까닭
사라질 위기 처한 고향 살리기 프로젝트
'지금 고향으로' 카드, 두달간 5만장 발급
은행장 취임후 170억 들여 만들어
이석용 농협은행장은 요즘 자신의 고향인 '경기도 파주'라는 글씨가 새겨진 신용카드를 지갑에 넣고 다닌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카드를 꺼내 보여주며 "이걸 만들면 내 고향 이름까지 새겨준다"고 소개한다. 그는 "팔아도 남는 게 별로 없다"고 하지만 "많이 팔수록 의미는 커진다"고 덧붙인다. 'ZGM(지금). 고향으로' 카드는 올해 1월 은행장이 된 그의 첫 작품이기도 하다.
보통 카드 상품 하나를 만드는 데 드는 돈은 적게는 2억원. 그런데 이 카드는 마케팅 비용 때문에 170억원이나 들었다. 이례적으로 거액을 투입하면서까지 그가 이 카드를 만든 취지는 사라질 위기에 처한 우리들의 고향을 살려보자는 거였다. 농협의 기반은 고향이고, 고향에서 소비가 늘고 돈이 돌아야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신용카드에 담은 콘셉트는 두 가지다. 카드를 쓰는 만큼 비례해 고향을 도울 수 있다는 게 첫 번째다. 내가 결제한 카드 대금의 0.1%는 공익기금으로 각 지역의 농협을 통해 지자체에 기부된다. 이 기금은 농촌 사회공헌 활동에 사용된다.
두 번째는 주말에 지방으로 여행을 갈 때 쓰임새가 있다는 것이다. 토요일과 일요일에 내가 등록한 고향(도(道) 기준)에서 이 카드를 쓰면 사용 금액의 1.7%가 포인트로 적립된다. 주말에 하나로마트나 농협 주유소의 경우 내 고향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 있는 곳을 이용해도 1.7%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보통 카드 포인트 적립률이 1%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한다. 쌓은 포인트는 농협은행에서 현금으로 바꿔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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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픽한 고향을 키우다'라는 슬로건에 맞게 카드를 만들 때 내 고향을 입력하면 실물 카드에 지역 이름을 새겨주는 서비스도 해준다. 향수를 자극하고 고향에 기부한다는 자부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꼭 태어난 고향이 아니라도 애정하는 곳이면 어디나 고향으로 등록해 카드를 만들 수 있다. 이 카드는 출시 두 달 만에 5만장을 발급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일평균 200장씩 나가는 게 보통인데 지금 고향으로는 하루에 700~800장씩 나갈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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