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영화 밀어내고 관객 1위 탈환 효자
흥행 참패 韓영화, 위기 공론화 적기

[시시비비]범죄도시3, 쌍천만 질주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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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3’는 영화관에 단비 같은 존재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2일 현재 778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올해 개봉 영화 가운데 단연 1위 기록이다. 그동안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이 흥행 1위를 지켰다. 흥행 기록은 553만명에 이른다.


스즈메의 뒤를 이은 영화 역시 일본의 ‘더 퍼스트 슬램덩크’다. 30~40대 관객의 학창 시절 추억을 되살린 영화다. 467만명이 영화관을 찾았다. 스즈메와 슬램덩크 특징은 확실한 타깃 관객층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은 영화는 대체로 흥행 기록이 저조했다.

그나마 미국 할리우드 대작이 영화관에 숨을 쉴 틈을 만들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아바타2 물의 길’, ‘존 윅 챕터 4’ 등이 흥행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영화다. 이들 영화도 관객 수는 흥행 상위권이라는 평가가 민망한 수준이다.


범죄도시3 이전의 한국 영화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올해 개봉 영화 중에서 ‘교섭’ 단 한 편이 10위권에 턱걸이했다. 흥행 보증수표로 인식되는 배우 황정민과 현빈이 출연한 영화다. 그러나 관객 수는 172만명에 머물렀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출연한 영화 ‘드림’이 교섭의 뒤를 이어 선전했는데 흥행 기록은 10위권 밖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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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시대를 맞이할 때만 해도 영화관에 코로나19 그늘이 걷힐 것으로 보였다. 이제 영화관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관객이 훨씬 더 많다. 불편함 없이 영화를 관람하는 시대로 돌아온 셈이다. 하지만 영화관은 여전히 찬바람이다.


이런 현실에서 범죄도시3 질주는 놀라울 정도다. 지난해 ‘범죄도시2’에 이어 다시 1000만명 영화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영화관에 가면 온통 범죄도시3만 상영한다. 1000만명 관객 돌파는 사실상 시간문제다.


범죄도시3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자리를 옮긴 괴물 형사 마동석(마석도 역)의 액션극이다. 돈과 권력(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오직 시민 안전을 지키는 데 몸을 바치는 마석도 형사. 압도적인 근육을 토대로 ‘악’을 향해 강력 펀치를 날리는 모습에 관객은 호응했다.


범죄도시3는 일본 영화에 빼앗겼던 2023 흥행 1위 자리를 탈환해 준 고마운 영화다. 그러나 한국 영화의 그늘까지 사라지지는 않았다. 범죄도시3를 제외한 영화 대다수는 흥행 참패를 면하지 못했다. 손익 분기점도 넘지 못하는 영화가 양산되면 투자는 위축되고 예술혼을 불태울 토양은 척박해진다. 독립영화 뿌리가 흔들리는데 K-영화 위상은 유지되겠는가.


1000만명 영화 시대의 부활을 눈앞에 둔 지금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수치의 환희’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라 K-영화 위기를 공론화할 적기라는 얘기다. 개봉 시기를 잡지 못한 ‘창고영화’는 100편가량 쌓여 있는데 정작 현재 제작 중인 영화는 손에 꼽을 수준이다. 흘러간 영화를 뒤늦게 개봉하고 관객 호응을 기다리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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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입맛은 갈수록 까다로워지는데 시대 흐름에 부응하지 못하는 작품만 내놓는다면 K-영화의 그늘은 더 짙어질 수밖에 없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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