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맞벌이·여혐 때문에"…韓 젊은 여성 자살률 조명한 英매체
"근본적인 대책 마련 필요" 지적해
영국의 한 매체가 수년간 감소세를 보이던 한국의 자살률이 젊은 여성들의 자살 증가로 다시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에 대한 사회적인 차별과 가정과 직장에서의 과중한 역할부담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0년간 줄어들던 한국의 자살률이 2018년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했으며, 리투아니아를 제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로 올라섰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기간 동안 한국 남성의 자살률은 증가하지 않은데 비해 젊은 여성의 자살률이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2021년 3월 113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에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페미니즘당 준비모임과 정치하는엄마들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자살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이코노미스트가 18개국 40세 미만 여성의 2018~202년 자살률 통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에서는 10만명당 13.6명에서 16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반면 한국을 제외한 17개국 평균 자살률은 10만명당 4.6명에서 4.7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10대 여성들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과정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중계한 사례를 소개하며 심각성을 부각했다.
지난달 16일 10대 학생이 건물 옥상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며 이를 SNS로 중계한 데 이어 지난 5일에도 10대 여성 2명이 한남대교에서 자살 시도 장면을 중계하며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 구조되기도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자살률 증가의 원인 중 하나로 "한국 사회가 여성에게 모순적인 기대를 강요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여성은 집에선 대부분의 가사노동과 육아를 짊어지고 있고, 외벌이 가정이 줄어들면서 밥벌이까지 해야 한다는 기대도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치열한 한국의 교육 시스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한국 여성은) 직장에서 차별받고, '여자는 일보다 육아'라는 선입견에 시달린다"라고 덧붙였다. 또 젊은 여성이 불안정한 직업을 가질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도 짚었다.
또 여성들을 향한 사회적 시선과 불안한 사회도 한 요소로 지목하며 "한국 여성들이 성차별적인 외모 기준, 여성 혐오, 성적 학대, 몰래카메라 포르노 등 혐오스러운 관행을 용인하는 문화에 노출돼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2023~2027년)'에서 이 같은 문제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매체는 "그들이 고통받는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려면 보다 진지한 계획이 필요하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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