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이 107억원이 넘는 돈을 주고 성능 미달 방탄복 5만여벌을 구매 계약했다는 감사원의 지적에 해당 기관과 기업이 반발하고 나섰다. 피감기관이 감사원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국방부는 내년 1월까지 GOP병사에 신형 방탄복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내년 1월까지 GOP병사에 신형 방탄복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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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공개한 장병 복무 여건 개선 추진 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2021년 12월 군수업체 A사로부터 방탄복 총 5만6280벌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총 107억7800만원 규모의 계약이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A사는 사격 시험시 총알이 뚫고 지나가는 특정 부위에만 방탄 소재를 추가로 덧대는 방식으로 방탄 성능을 조작했다. 방탄 성능이 고루 적용되지 않는, 시험 통과를 위한 방탄복을 제작했다는 것이다.


품질 보증 업무를 하는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는 방탄 소재를 덧댄 사실을 인지하고도 A사가 방탄복을 제작하도록 승인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아울러 국기연이 ‘덧댄 방탄복’을 시험기관에 알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시험기관은 규정대로 덧댄 부분에 사격해 방탄 성능 기준이 충족됐다고 판정했다. 이에 국기연 소장에게는 "방탄 성능이 미달하는 방탄복을 품질 보증하는 등 관련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 2명에 대해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국기연 “합격 제품만 납품”·업체 “조작 의혹 사실과 달라”

그러나 국기연은 입장 자료를 내고 감사 결과를 반박했다.


국기연은 "감사원의 방탄성능시험은 구매요구서의 시험방법 및 기준과 다르게 수행한 것"이라며 "국기연은 계약서상에 정해진 기준과 시험절차에 따라 국내 공인시험기관 및 미군이 사용하는 미국 공인시험기관에 의뢰해 합격한 제품만 군에 납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탄 성능 측정은 후면 변형량 측정부위와 관통여부 측정부위 두 군데로 나뉜다"며 "감사원은 관통여부 측정부위에서 후면 변형량을 측정하고 그 기준을 초과했다고 했는데 이는 시험조건에 일치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A사가 방탄 소재를 덧대 방탄복의 성능을 조작한다는 민원을 접수하고도 취약한 중앙부위는 제외하고 사격 위치를 조정해 방탄복을 시험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국기연은 "시험절차서에서 요구한 대로 덧댄 부위는 물론 덧대지 않은 부위와 그 경계까지도 모두 사격 시험해 후면 변형량이 만족함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방탄복 제조업체인 A사는 입장문에서 "본사는 국방부가 방탄복 표준 규격으로 사용하는 미국 국립사법연구소(NIJ)의 기준에 따라 명확하게 성능 시험을 진행했다"며 "감사원은 NIJ 규정과 달리 시험한 결과를 가지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사는 NIJ는 방탄복 상단과 좌·우측에 각각 3발, 중앙 부위에 3발을 사격해 시험을 하고 있으며 중앙 부위는 3발의 입사각을 각각 달리 조정한 뒤 ‘관통 여부’를 확인하도록 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감사원은 중앙 부위에 입사각을 조정하지 않고 정면 총격만 가했으며, 관통 여부를 확인한 것이 아니라 ‘후면 변형량이 44㎜ 이상’이라는 점을 들어 성능 미달이라고 판단했다고 A사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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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감사원이 방탄복 상단과 좌·우측에만 방탄 소재를 더 덧댄 것이 성능 조작을 의도한 것이란 주장에 대해 A사는 "방탄 소재를 방탄복 가장자리에 추가로 덧댄 것은 오히려 방탄막이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부분에 방탄 성능을 추가로 확보한 것"이라며 "방탄복의 착용상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특허제품"이라고 반박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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