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0.6% 급감…기술적 한계 봉착
美 제재로 미세공정 장비 수입이 불가능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의 올해 1분기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크게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 속에 중국 정부가 반도체 업계에 막대한 지원을 했음에도 첨단 반도체 자체 개발을 위한 기술적 한계에 부딪히면서 좀처럼 돌파구를 열지 못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미국 및 서방과의 관계개선 이전에는 중국 반도체 업계의 도약은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칩톡]中 반도체 자존심 SMIC, 3년만 매출부진…'반도체굴기' 꺾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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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강력 지원에도 1분기 매출·순익 모두 부진
[칩톡]中 반도체 자존심 SMIC, 3년만 매출부진…'반도체굴기' 꺾이나 원본보기 아이콘

미 경제 매체인 CNBC에 따르면 지난 11일 SMIC는 올해 1분기 매출이 14억6000만달러(약 1조9370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0.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48.3% 급감한 2억3110만달러로 집계돼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3년 동안 실적 중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SMIC는 매출 부진의 주요 원인을 반도체 업황 자체의 악화에서 찾고 있다. SMIC는 "올해 반도체 경기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하고 매출 총이익률도 약 20%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다만 2분기부터는 1분기보다는 상황이 호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SMIC의 부진은 중국이 그동안 추진해 온 반도체 굴기에도 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SMIC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7나노미터 반도체 공정 개발에도 성공한 중국 반도체 업계의 선두기업이다. SMIC의 부진은 곧 중국 반도체 전반의 침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기술적 한계 심화… "미세공정 장비 구할 수 없어"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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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실적 부진으로 SMIC는 자체개발에 있어 기술적 한계에 부딪힌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SMIC는 7나노 반도체 생산에 성공해 중국 내 제조사들에 일부 공급을 시작했지만 대량생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기술은 확보했지만 양산 수율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SMIC는 반도체 생산 수율을 높이고 7나노 미만 차세대 미세공정 기술을 개발하는 데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장비를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UV 장비는 현재 네덜란드 장비업체 ASML이 독점적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미국의 제재에 따라 해당 장비는 중국으로 수출이 금지돼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상무부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을 막기 위해 18나노미터 이하 D램과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나노 이하 로직 반도체 생산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 특히 14나노로 못 박은 것은 기존에 14나노 반도체를 생산해 온 SMIC를 겨냥해서 나온 조치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SMIC가 아무리 공격적인 기술투자에 나선다고 해도 이미 기술적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MIC는 지난해 7나노 이하 미세공정 반도체 자본적지출(CAPEX·설비투자)에 전체 연간 매출액의 87% 규모인 63억5000만달러를 투입했지만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정치적 외풍도 주요 리스크… "반도체 숙청 확산"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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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업계에 주기적으로 몰아치고 있는 정치적인 리스크도 SMIC의 성장을 더디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중국 최고 사정기구인 공산당 중앙 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는 SMIC의 런카이 비상임 이사를 기율·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한다고 밝혔다. 통상 중국 업계에서 기율·법률 위반혐의는 부정부패 혐의를 의미한다. 지난해 7월부터 몰아친 반도체 업계 부정부패 비리수사는 ‘반도체 숙청’이라 불리며 업계를 크게 긴장시킨 바 있다.


특히 반도체 업계에 대한 지원을 총괄하는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의 관리기업인 화신투자관리에 대한 부패조사 이후 사정당국의 감시는 더욱 심해졌다. 해당 펀드는 원래 2014년 450억달러 규모로 조성됐고 SMIC와 중국 국영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 반도체 업계에 지원됐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수익성만 악화되면서 비판을 받아왔다.


이로 인해 중국 내부에서도 반도체 산업 보조금을 아예 철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중국 고위관리들 중 일부는 반도체 보조금이 오히려 뇌물과 부정부패, 미국의 제재만 불러오고 있다며 아예 철회하는 방안까지 연초 이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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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국의 제재 압박이 더욱 심화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업계에 대한 지원을 완전히 끊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주요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경영감시나 간섭이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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