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55년만에 한국경제인협회로 새출발..김병준 "과거 통렬히 반성"

18일 기자간담회 열고 '전경련 혁신안' 발표
4대 방향, 6대 혁신안
55년 만에 명칭 변경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55년 만에 '한국경제인협회'로 이름을 바꾼다. 한국경제인연합회는 1961년 전경련이 설립될 당시 사용했던 명칭이다. 전경련은 초심으로 돌아가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환골탈태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경련이 정부 관계에 방점을 두고 회장·사무국 중심으로 운영됐던 과거의 역할과 관행을 통렬히 반성한다"며 전경련 혁신안을 발표했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이 18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전경련]

김 회장직무대행은 "전경련은 그동안 역사의 흐름을 놓치고 있었다. 시장과 시민 사회가 크게 성장했는데, 정부와 관계에 치중한 결과 미르재단 사태 등이 발생했다"며 "이러한 반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할과 앞으로 발전 방향을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준 회장직무대행이 제시한 4대 혁신 방향은 ▲정치·행정권력 등 외부의 부당한 압력 배격 및 회원사 의견 반영 의사결정 체계 구축 ▲글로벌 경제 및 주요국 경제정책 방향 등 연구·정보 기능 강화 ▲규제완화 촉구, 기업의 사회적 기여 지원, 국민소통 확대 등 자유시장 경제 발전 노력 강화 ▲자유민주주의·자유시장경제 가치 확산 등이다.

혁신안은 기관명 변경을 포함해 ▲한국경제연구원 흡수통합 ▲윤리경영위원회 설치 ▲회장단 확대 ▲회원사 주도의 각종 위원회 활성화 ▲국민소통 등 6가지로 마련했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이 18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전경련]

김 회장직무대행은 "이번 혁신안 마련의 벤치마킹 대상은 미국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이라며 "지난 방미 때 해당 테이블의 다양한 소위원회가 연구 중심 결과물을 많이 내놓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향후 주무관청과 협의, 이사회·총회 등을 거쳐 혁신안과 관련된 법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4대 그룹 재가입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김 회장직무대행은 "혁신안은 회장단 동의를 거쳤을 뿐 아니라 마련 과정에서 4대 그룹 실무진과의 소통도 있었다"며 "좋은 상품은 잘 팔리기 마련이듯 우리가 혁신안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4대 그룹도 자연스럽게 재가입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통합 문제에 관해서는 "당장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김 직무대행은 "장기적으로는 통합이 이뤄질 수 있지만, 지금처럼 노사 갈등이 심한 상황에서 경총과 통합할 시 전경련의 연구 기능이 묻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기 회장에 대한 질문에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회장직무대행의 임기는 오는 8월 말로 예정돼 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