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읽다]범인류 유전자지도 완성…변이 판독률 2배 높였다
국제공동연구진, 범유전체 분석 결과 발표
전 세계 다양한 인종 47명 유전자 지도 작성
"생명 현상 파악·유전 질병 연구 획기적 전기"
국제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전 세계 존재하는 모든 인종들의 유전자 지도(범유전체ㆍpangenome)를 완성했다. 기존에도 인간 유전자 지도가 완성돼 있었지만 오직 단 한 사람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였다. 인종ㆍ성별 등 각 집단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한 다양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생명 현상의 신비를 더 세밀히 파헤치는 한편 유전적 질병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10일(현지 시각)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각국 연구진들이 참여한 '인간 범유전체 참조 컨소시엄(Human Pangenome Reference Consortium)'이 작성한 범유전체 완성 관련 논문을 게재했다. 이 컨소시엄은 2019년 전 세계 유전학자들이 다양한 종류의 인간 염기서열을 비교할 수 있는 포괄적인 참조 자료를 만들기 위해 인간의 유전적 변이 전체를 지도화하는 것을 목표로 창설됐다.
앞서 전 세계 유전학자들은 이미 20여년간의 진행한 인간 게놈 프로젝트(HGP)를 통해 2003년 4월 인간의 유전체 전체를 해독한 유전자 지도를 완성했었다. 2만500여개의 유전자 구조ㆍ조직ㆍ기능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담았다. 그러나 공백은 있었다. 전체 유전자 중 약 8%는 해독되지 않은 채 남겨져 있었던 것이다. 이에 지난해 3월 '텔로미어 투 텔로미어(T2T)'로 명명된 국제 유전학자 컨소시엄이 '롱 리드(Long-read)'라는 새로운 시퀀싱 기법을 동원해 나머지 8%까지 분석하는 데 성공, 미세한 틈새를 메웠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앞선 두 연구처럼 한 사람의 유전체가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아메리카 등 전 세계 곳곳의 다양한 인종 47명의 유전체를 수집해 해독을 마쳤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이번 범유전체 유전자 지도 완성에 따라 기존 단일 인간 유전체 지도를 기준으로 삼을 때보다 유전적 질병 판독률이 두 배 이상 향상됐다. 연구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2024년 중반까지 총 350명의 유전자 해독을 완료해 범유전체 정보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연구팀이 분석 중인 유전체들은 2008년 '1000인 게놈 프로젝트'에 참여해 유전체를 기증했던 26종 인구군에 속한 사람들의 것이다. 연구팀은 냉동됐던 이들의 유전체를 녹인 후 '롱 리드 시퀀싱' 기법을 사용해 재분석하고 있다. 이 분석 기법은 기존보다 한꺼번에 더 긴 구간의 DNA를 분석할 수 있고 같은 사람의 염색체쌍 사이의 차이점까지 구분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이다. 연구팀은 또 연구 윤리 준수를 위해 원주민 등 유전체 채취ㆍ분석에 동의하지 않는 인종ㆍ집단은 분석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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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 루마카 벨기에 루에주대학 유전학 교수는 "현재의 참조 유전체는 유전적 정보의 일부뿐만 아니라 다양성 상실이라는 문제점이 있었다"면서 "모두가 기다려왔던 연구 결과"라고 환영했다. 네이처도 "연구자들이 범유전체 유전자 지도를 기준으로 삼을 경우 두 배 이상 유전자 중복이나 누락 등 대규모 유전체 변화를 더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유전자와 질병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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