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이르면 6월초 디폴트” 부채한도 대치 속 美단기국채 금리 급등(종합)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가 상향되지 않을 경우 이르면 6월 초에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는 경고가 또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전격 회동에도 쉽게 돌파구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야 대치 속에 불안감이 확산하며 단기 국채 금리도 급등하고 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오후 4시부터 공화당 소속인 매카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여야 상·하원 지도부와 부채한도 관련 논의를 위해 회동하고 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최종 합의가 도출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공화당이 대규모 정부지출 삭감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반면,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조건 없는 부채한도 상향을 주장하며 대치하고 있어서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이날 협상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3개월짜리 임시 유예안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과 관련해 이에 합의할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백악관 측도 임시 유예안은 정부의 계획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은 지난 1월 31조4000억달러 규모의 부채한도를 모두 소진했고, 직후 특별조치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싱크탱크 초당적정책센터(BPC)는 연방정부가 보유한 현금이 바닥나 부채를 갚지 못하게 되는 이른바 X-데이를 6월초~8월초로 예측했다. 앞서 지난 2월만해도 여름~초가을로 예상했던 데서 더 앞당긴 것이다. 당초 백악관과 금융시장은 오는 7월께로 디폴트 가능성을 제시해왔으나, 봄철 세수가 예상을 밑돌면서 앞당겨진 것으로 분석된다. BPC가 제시한 시점은 최근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이 경고한 X-데이 6월1일과도 비슷하다.


샤이 아카바스 BPC 경제정책국장은 "정부의 현금흐름 강도를 평가하는 데에 앞으로 몇주 동안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6월 전에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정책입안자들은 유권자와 국가를 재정적 재앙 위기로 몰아가면서 미국의 신용을 놓고 매일 ‘러시안 룰렛’(목숨을 건 확률 게임)을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도 경계감이 확인된다. 이날 오후장에서 6월6일 만기인 국채금리는 5.53%까지 급등했다. 앞서 옐런 장관이 X-데이를 6월1일로 제시하기 이전 금리는 4.85% 수준이었다. WSJ는 "이러한 국채금리 상승은 지난 10여년간 부채한도 대치 상황에서의 전형적인 특징이 됐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이 단기 국채를 보유하는 것을 꺼리며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우존스는 "디폴트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둘러싼 우려로 단기 국채금리가 상승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 전 핌코 창업자는 이러한 시장 분위기에 대해 "과거에도 잠재적 디폴트 시점이 가까워지면 국채 금리가 상승했었다"며 "항상 해결되는 문제기에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인터렉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븐 소스닉 수석전략가는 "우리는 이 영화를 이전에도 본적있다"며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은 (디폴트가) 더 임박할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마감일이 다가옴에 따라 상황은 바뀔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하원의장의 회동에서 명확한 진전이 없더라도 다음 논의 일정 등이 나온다면 디폴트를 피할 수 있는 좋은 징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현재 전문가들은 이번 부채한도 대치가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긴축 등으로 경제가 취약해진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디폴트 사태에 빠져들 경우 수백만명에 달하는 실직, 금융시장 혼란 등 여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달 초 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는 디폴트에 따른 경제적 피해 시나리오를 공개하고, 3개월 이상 장기화 시 증시가 45% 폭락하고 일자리는 최대 830만개 사라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무디스 역시 국내총생산(GDP)이 4% 감소하고 일자리가 600만개 줄어들 것으로 우려했다. 단기 디폴트에 그치더라도 200만개 이상의 일자리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결국 수정헌법 14조를 근거로 의회 승인 없이 부채한도를 상향하는 비상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선 도전을 공식화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있어서도 디폴트 여부는 향후 대권 판세에 중대 변수가 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날인 10일 뉴욕 북부 웨스트체스턴컬리지에서 연설을 통해 공화당이 전제조건 없이 부채한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할 예정이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음료수 캔 따니 벌건 '삼겹살'이 나왔다…출시되자 난리 난 제품 수천명 중국팬들 "우우우∼"…손흥민, '3대0' 손가락 반격 "방문증 대신 주차위반 스티커 붙였다"…입주민이 경비원 폭행 전치 4주

    #국내이슈

  • 이곳이 지옥이다…초대형 감옥에 수감된 문신남 2000명 8살 아들에 돈벌이 버스킹시킨 아버지…비난 대신 칭찬 받은 이유 "내 간 같이 쓸래?"…아픈 5살 제자 위해 간 떼어 준 美 선생님

    #해외이슈

  • [포토] '아시아경제 창간 36주년을 맞아 AI에게 질문하다' [포토] 의사 집단 휴진 계획 철회 촉구하는 병원노조 [포토] 영등포경찰서 출석한 최재영 목사

    #포토PICK

  • 탄소 배출 없는 현대 수소트럭, 1000만㎞ 달렸다 경차 모닝도 GT라인 추가…연식변경 출시 기아, 美서 텔루라이드 46만대 리콜…"시트모터 화재 우려"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이혼한 배우자 연금 나눠주세요", 분할연금제도 [뉴스속 그곳]세계문화유산 등재 노리는 日 '사도광산' [뉴스속 인물]"정치는 우리 역할 아니다" 美·中 사이에 낀 ASML 신임 수장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