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석 삼성증권 디지털자산관리본부 본부장
시장 변동성 커져 자산 리밸런싱에 관심
"고액 자산가+엄지족의 특징을 지닌 '디지털 부유층'은 투자와 관련된 고민을 빠르게 해소하는 걸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들은 한마디로 하이브리드형 투자자라고 할 수 있어요. 이들은 지금은 자산 리밸런싱(금융자산에 대해 일정한 기간을 주기로 재무 상태표를 작성하고 투자처를 재조정하는 일)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현석 삼성증권 디지털자산관리본부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만나 디지털 부유층의 특징과 성향을 이렇게 설명했다. 오현석 본부장은 "이들은 지점을 방문해 대면으로 접촉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고 프라이빗뱅커(PB)의 밀착 관리도 부담스러워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 주도의 투자에 익숙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정보를 습득(증권사 리서치센터, 유튜브 콘텐츠, 주변 지인 등)하면서 모바일로 업무를 처리한다"라며 "권리 청약에 대한 문의, 특정 상품 구조에 대한 설명 등 일회성 도움만 필요로 한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증권은 빠르게 늘어나는 디지털 부유층을 겨냥해 지난해 '에스라운지(S.Lounge) 서비스'를 도입했다. 귀찮은 연락은 거부하되 필요한 투자정보만 선별적으로 얻길 원하는 사람들을 고려한 조치다. 디지털PB가 제공하는 프리미엄 상담 서비스로, 전용 휴먼터치 서비스를 지향한다. 원하는 날짜·시간·주제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경력 10년 이상의 PB 100명이 대기한다. 사전 신청으로 세무·부동산 상담도 가능하다. 프리미엄 투자케어 서비스를 시스템화해서 투자정보도 제공한다.
웹세미나도 연다. 오 본부장은 "본인이 직접 이동하지 않고 편한 장소에서 세미나에 참여할 수 있다"라며 "더불어 본인이 궁금한 부분을 수시로 질문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라고 말했다. 웹세미는 비대면 고객의 상담 문의가 많은 주제로 연다. 오 본부장은 "최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채권매매 비과세와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에 대한 상담 수요가 급증했는데, 이를 웨비나 주제로 활용했다"라며 "2차전지주 밸류체인 상담도 증가해 관련 애널리스트를 초청해서 강의를 진행했다"라고 덧붙였다. 월 평균 2~3회 개최하는 웹세미나에는 회당 470여명의 고객이 신청했다.
투자 자산 1억원 이상을 보유한 디지털 부자 고객이 최근 가장 많이 문의 또는 상담하는 주제는 무엇일까. 오 본부장은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자산 리밸런싱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라며 "특히 채권, 주식 순서로 문의가 가장 많다"고 답했다. 이어 "채권의 경우 지난해 2분기 이후부터 금리 레벨이 올라가면서 고금리 상품에 관심이 커졌다"라며 "지난해와 달리 채권에 대한 발행주체, 만기, 신용등급, 국내와 해외 등으로 채권에 대한 접근이 다양해졌다"라고 덧붙였다.
오 본부장은 디지털 부유층을 위한 자산관리 투자 전략으로 자산 규모, 연령, 투자성향 등에 따라 다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면서 공격적 투자자라면 주가 조정 때마다 주식(로봇, AI, 전기차, 중국 리오프닝, 럭셔리 테마 등) 비중을 늘리는 대응이 필요하며,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라면 월 이자지급 상품과 국채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구성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더불어 그는 세대 불문하고 절세전략은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본부장은 "개인형퇴직연금(IRP), 연금저축, ISA를 통해 세금이연과 저율 과세를 병행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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