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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시대 건강]만성질환 약 복용, 아침 식후 30분 꼭 지켜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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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신동욱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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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대 정도 되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관절염, 골다공증과 같이 매일 복용이 필요한 만성질환이 적어도 한둘씩은 생기기 마련이다. 더 나이가 들면 하루에 복용하는 알약 개수만 해도 3~4개, 많으면 5~10개가 되기도 한다. 아무리 좋은 약을 적절히 처방받는다고 해도 먹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것, 만성질환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복약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질환은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경하기 때문에 약을 먹는 것을 잊어버리기 쉬운데, 예를 들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한 고지혈증 약과 같은 경우 꼬박꼬박 잘 먹은 사람과 10번 중에 2~3번 이상 거르는 사람들은 예방 효과에 차이를 보인다.

만성질환 약은 보통 하루에 한 번 정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약국에서 조제 받은 안내문을 보면 아침 식후 30분이라고 쓰여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환자들이 자주 묻는 내용 중 하나가 약을 점심이나 저녁에 먹어도 되는지, 약을 식전에 먹으면 안 되는지, 혹시 끼니를 거르게 되면 약을 먹어도 되는지 같은 것이다. 실제 직장인이라면 대개 아침 식사 후 30분은 출근 중일 것이다. 1시간 걸려서 출근하였다고 하더라도 직장에 도착해서 한가하게 약부터 챙겨 먹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도 않다. 주부 역시 출근, 등교하는 가족들 아침 식사 챙겨주고, 간단히 집안일 하다 보면 식후 30분에 맞추어 약을 먹기 쉽지 않을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너무 복잡하면 본인의 생활 패턴에 맞춰서 먹으면 된다. 실제로 대부분의 약에 대해서 “아침 식후 30분”이라는 용법은 관행일 뿐 실제 대단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용법을 잘 지키려고 하다가 약을 안 먹는 것이 훨씬 더 큰 문제이다. 요즘의 만성질환 약이 보통 하루에 1번 먹게 되어있는 것은 복용을 간단하게 하기 위해 24시간 정도 약효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제형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를 점심이나 저녁에 먹는다고 해서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최근 영국의 연구에 따르면 고혈압약을 아침에 먹게 하나 저녁에 먹게 하나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에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저녁에 혈압약을 먹는 것이 더 낫다는 결과들도 있다.


‘식후 30분’도 대부분의 약에 대해서는 큰 의미가 없다. 섭취된 음식물은 보통 30분~1시간 정도 위에 머물다가 소장으로 넘어간다. ‘식후 30분’의 의미는 음식물이 약물 흡수를 방해하지 않게 하고, 약제에 의한 위점막 자극 등을 줄이기 위한 의미겠지만, 명확한 의학적 근거가 없이 단지 관행적으로 사용되어온 용법이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에 쓰이는 대부분의 약제는 음식물에 의한 흡수 방해 정도가 크지 않고, 위 점막 자극 또한 거의 없다. 실제로 서울대병원에서는 2017년부터 식후 30분이라는 기준을 식후로 바꾸었다. 가급적 용법을 잘 지켜야 하는 약제도 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 사용되는 갑상선 호르몬제는 음식물과 함께 섭취할 경우 흡수율이 절반 가까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공복에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절반이라도 흡수되는 것은 약을 거르는 것보다 낫다.

식전 식후와 상관없는 약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예를 들면 골다공증에 쓰이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약물은 원래 아침 식전에 복용하고 30분간 기대앉거나 눕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위산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특수 코팅이 되어있는 장용정은 식사와 무관히 복용할 수 있고, 또는 아예 혈관을 통한 주사 제제를 사용하여 투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칼슘제의 경우 탄산 칼슘 제제는 식사와 함께 또는 식사 직후 복용하는 것이 흡수가 잘된다고 되어있지만, 구연산 칼슘 제제는 식사와 무관하게 복용이 가능하다. 역류성 식도염에 흔히 쓰이는 양성자펌프억제제(PPI)는 위산이 있어야만 활성화가 되기 때문에 식전 복용이 원칙이지만, 요새 나오는 칼륨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PCAB)과 같은 약제는 식사와 무관히 복용 가능하다. 현재 약제의 복용법이 복잡하다고 느낀다면 담당 의사에게 좀 더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선택지가 있는지 문의해볼 수 있을 것이다.


결론은 ‘아침 식후 30분’ 보다는 일단 ‘빠짐없이 먹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한 번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약 정도를 먹는 직장인이라면, 본인의 여건에 따라 퇴근 후 저녁 식사하고 쉬는 동안 약을 먹거나, 사무실에 약을 가져다 두고 여유 있는 시간에 먹으면 된다. 주부라면 아침에 바쁜 일 끝내고 산책하고 와서 쉬면서 약을 먹어도 된다. ‘아침 식후 30분’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물론 개별적인 상황마다 다를 수 있으니, 의문이 있다면 다음 처방 시에 담당하는 의사 및 약사와 상의하여 확인받는 것이 좋다.


신동욱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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