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호주 언론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주 최대 69시간' 근무제에 이탈리아의 눈과 귀도 쏠렸다. 과거로 회귀한다는 평가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13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제안: 1주일 근로시간을 52시간에서 69시간으로'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세계 다른 국가들이 주 4일 근무를 논의하는 가운데, 서울은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하자 많은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여당이 국회의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수적인 윤석열 정권은 이번 개정안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고 썼다.
또 "한국인은 연평균 1951시간을 일하는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716시간을 크게 넘는 수치"라고 짚었다.
"한국 정부가 이번 개정안에 대해 주 단위 근로시간을 월, 분기, 연간으로 다양화하는 게 골자이며 유연성을 늘린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면서 "개정안이 적용되면 포괄적으로 봤을 때 근로 시간이 줄고, 이로 인해 세계 최저인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것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개정안에 의문을 품은 것은 이탈리아만이 아니다. 앞서 호주 ABC 방송은 과로사를 발음 그대로 적은 'kwarosa'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극심한 노동으로 인한 심부전이나 뇌졸중으로 급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주의 주당 최대 근무 시간은 38시간이다. 한국과 달리 연장 근무의 상한선은 없지만, 근로자들은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 초과근무는 거부할 수 있어 근로 시간은 길지 않다.
OECD 회원국 가운데 노동 시간이 특히 적은 국가는 독일(1349시간)과 덴마크(1363시간)다. 한국 노동자는 독일 노동자보다 연간 566시간 더 길게 일하는 것이다. 한국보다 더 장시간 근무하는 나라는 멕시코로 1년에 2128시간 일한다.
한편 싸늘한 여론에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주 최대 69시간' 개편 방안과 관련해 "입법예고 기간 중 표출된 근로자들의 다양한 의견, 특히 MZ세대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해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며 법안 추진 재검토를 지시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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