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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 쥔 中배터리]'한번 충전 1000km' 기술력에 나트륨배터리로 가격경쟁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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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기술력·정부 지원 '삼박자'
LFP배터리 중심 양적 성장 도모
NCM배터리 특허 건수도 급증

편집자주중국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가 매섭다. 자국 내 막대한 보조금을 바탕으로 중국은 배터리 분야에서도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기술 혁신을 거듭했다. 그 결과, 전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절반을 훌쩍 넘는 점유율을 확보했다. 중국과 치열한 배터리 경쟁을 하고 있는 한국 조차 광물·소재 분야의 중국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기초 원자재가 되는 리튬·니켈 등의 광물 원자재부터 전구체(양극재 원료) 등 소재 분야의 중국 의존도는 80%를 넘어선다. 급성장하는 중국 배터리 시장의 경쟁력과 시장 상황, 한국 기업의 대응 방안 등을 들여다봤다.

미국 타임지는 중국 닝더스다이(CATL)의 'Qilin(기린)' 배터리를 우리의 삶을 바꾼 발명품의 하나로 선정했다. CATL이 올 1분기에 양산을 시작하는 이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1000km를 갈 수 있다고 전해진다. 배터리 팩에 단일 중간층 구조를 적용해 부피를 줄이고 에너지 밀도를 높였다. 주행거리를 늘릴 뿐만 아니라 배터리를 더 시원하게 유지해 더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 배터리 충전량을 10%에서 80%로 끌어올리는 데 불과 1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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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터리업체인 하이나전지(Hina Battery)는 지난달 전기차 업체 장화이자동차(JAC)와 손잡고 나트륨이온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중국 최초로 선보였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약 250km로 현재 전기차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관련 업체들은 이 제품이 시장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고 본다.

나트륨이온배터리는 리튬이나 니켈 등 값비싼 광물 대신 나트륨을 사용해 가격이 저렴하다. 전기차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게임체인저'란 이야기다. CATL도 올해 나트륨이온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배터리 굴기'가 점점 그 속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이미 세계 배터리 시장의 절반을 장악했지만 ‘아직도 배가 고프다’고 한다. 이들은 중국 정부의 지원 아래 원자재부터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탄탄한 공급망을 확보해 한국이나 일본 경쟁업체들 보다 우위를 점했다. 앞으로는 기술력으로도 한국과 중국을 압도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이 뒤늦게 공급망 강화에 나서며 견제하고 있지만 중국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리 배터리 기업들은 고품질 전략으로 중국 기업들에 맞서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공급망 협력을 강화해야 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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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에 적용된 배터리의 절반 이상이 중국 배터리다. SNE리서치는 지난해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690GWh 가운데 CATL이 270GWh(39.1%)를 차지했다고 추정했다. 비야디(BYD)는 84GWh로 점유율 12.2%를 달성했다. 또 중창신항(CALB), 궈시안(Guoxuan), EVE, 신왕다(Sunwoda)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92GWh)과 삼성SDI(27GWh), SK온(44GWh) 3사의 점유율은 23.6%에 그쳤다. 한국산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중국의 절반 이하다.


특히 배터리와 전기차의 수직계열화를 이룬 BYD는 지난 1월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 17.6%로, LG에너지솔루션(13.0%)을 따라잡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한 BYD는 유럽과 일본 등에서 새로운 상용차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 안에 우리나라에는 연내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배터리가 가진 큰 강점은 원가경쟁력이다.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중심으로 양적 성장을 도모해왔다. 저렴한 가격은 중국이 확보한 원자재 공급망에서 나온다. 광물 채굴부터 가공, 생산에 이르는 전 밸류체인을 확보하고 핵심광물의 시장 손아귀에 쥐고 있다.


중국은 배터리 부품별 시장 점유율도 세계 최고다. 양극재 65%, 음극재 42%, 전해질 65%, 분리막 43%에 달하는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이달말 미국이 발표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규정 내용이 당초 중국을 배제하는 것에서 상당히 후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을 빼면 아예 배터리를 만들기 힘든 상황이다.


과거 중국 배터리는 싸지만 기술적으로 뒤떨어진 제품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변했다.


LFP 배터리 특허의 경우 중국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출원 비중이 미국, 한국, 일본 보다 적었으나 2021년에는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했다. 중국은 우리 기업이 강점을 가진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특허도 2016년 이후 가장 많이 출원했다. 기술 격차가 줄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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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중국내에서도 급속한 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6일(현지 시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맞춰 열린 상공인 대표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중국의 차량용 배터리 업체 CATL이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로 도약한 것에 대해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보조금으로 성장해온 중국 전기차 시장이 최근 주춤하면서 배터리 재고가 쌓이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세계시장에서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동시에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은교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주요 광물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만큼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통해 공급망을 강화해야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을 배제할 순 없다. 조 부연구위원은"중국의 공급망을 활용해 제3국에서 협력하는 새로운 기회도 모색한다”고 덧붙였다. 싸우면서 협력하는 언뜻 들으면 모순인 대중국 배터리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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