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명가 LG전자의 '홈뷰티 1인자' 도전기

27일 정기 주총서 '화장품판매업' 추가
외부 전문가도 수혈

LG전자 가 생활가전을 뛰어넘어 혁신 기기로 사업을 다변화하며 영토를 넓히고 있다. 뷰티·의료기기가 대표적이다. LG전자는 경쟁사 출신의 뷰티 전문가를 영입하고 화장품 판매에까지 나서며 '홈뷰티 시장의 1인자'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LG전자는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화장품판매업'을 추가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자사 뷰티·의료기기와 결합해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을 판매할 예정"이라며 "고객이 편리하게 구매하도록 하고, 제품 활용도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향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LG그룹 내 화장품 제조사인 LG생활건강과 협업해 제품을 내놓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LG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기조가 완화되면서 외부활동으로 자극받은 피부, 모발케어 등의 수요가 늘어나자 적극적으로 사업확장에 나서고 있다.

LG 프라엘 더마쎄라.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는 2017년 9월 피부 탄력관리 기기인 '프라엘 LED 마스크'를 출시하며 홈뷰티 시장에 발을 들였다. 국내 홈뷰티 시장의 대중화를 이끈 제품이다. 2019년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내 홈뷰티사업담당 조직까지 신설했다. 2020년엔 코로나19 유행 이후 가정에서 피부나 머리를 관리하는 '홈 뷰티족'이 늘면서 LG전자도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맞았다.

홈뷰티 기기 시장은 시간과 비용이 부담돼 가정에서 쉽게 피부를 관리하고 싶어하는 소비자 요구(니즈)가 증가하면서 매년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특히 클렌저 기기가 홈 뷰티 기기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탄력 관리 기기 점유율이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국내 홈뷰티기기 시장이 1조6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 5000억원 규모로 추정됐던 시장이 불과 4년 만에 3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 본 것이다. 전세계 홈뷰티 기기 시장 규모는 올해 4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시장에서는 필립스, 로레알, 클라리소닉 등 외국 브랜드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여러 중소기업이 홈뷰티 기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경쟁사에 맞서 홈뷰티 기기 라인업을 확대해나가는 중이다. 2017년 '프라엘' 브랜드를 런칭한 뒤 가정용 미용목적 LED마스크, 인텐시브 멀티케어(피부 탄력 기기), 아이케어(눈가주름 개선), 에센셜 부스터(흡수 촉진기), 워시팝(클렌징 기기) 등으로 제품군을 늘렸다. 올해 초에도 LG전자는 얼굴선 관리 미용기기인 '더마쎄라'를 출시했다. 추가 신제품도 출시될 예정이다. LG전자는 지난달 10일 각질 제거기를 대상으로 '젤리휩', '워시멜로' 등의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했다.

시장 확대에 맞춰 라인업 확대와 함께 외부 전문가까지 영입,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LG전자 홈뷰티사업담당 조직 신설 후 첫 임원인 남혜성 상무가 대표적이다. 남 상무는 지난 17년 동안 아모레퍼시픽에서 설화수, 메이크온 등 대표 브랜드의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한 인물로 꼽힌다. 특히,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온'은 LG전자의 홈뷰티기기 브랜드인 '프라엘'과 함께 홈케어 디바이스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던 브랜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남 상무는 홈뷰티기기(클렌징)와 의료기기(탈모치료) 기획·개발과 생산 관리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