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장관 “팔레스타인 마을 없애야” 발언에 美와 갈등

美 국무부 “혐오스럽다” 비판

최근 요르단강 서안에서 일어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유혈 충돌로 이스라엘과 미국 간의 갈등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유대인 정착촌 주민들이 팔레스타인 주민 거주지에 총격을 가하고 주택과 차량에 불을 질러 1명이 사망하고 350여명이 다쳤다.

2023년 3월 3일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 후와라에서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난동을 부린 뒤 EU 대표 등이 팔레스타인 가정을 방문 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에 극우 성향의 이스라엘 장관이 “팔레스타인 마을을 없애버려야 한다”고 일갈하자 미국이 즉각 반응했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1일 경제지 더마커가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이 유혈 충돌을 언급하며 “팔레스타인 마을을 없애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이 개인의 행동을 금지하기 때문에 국가인 이스라엘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막말을 쏟아냈다.

미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그의 발언이 무책임하고 혐오스럽다”며 “우리가 팔레스타인의 폭력 선동을 비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폭력 선동에 해당하는 도발적인 언사를 비난한다”고 말했다. 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부 주요 인사들이 스모트리히 장관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부인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히브리어 트위터에 “누구도 틀리지 않을 수는 없다. 외국 외교관을 포함해~”라고 썼다.

스모트리히 장관도 “(후와라 마을을 없애야 한다는 발언은) 감정의 홍수 속에 나온 말실수이며, 단어 선택이 적절치 않았을 수 있다”고 한 발짝 물러서면서도 “나이즈 대사 역시 나를 죽이라고 선동하려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 매체에서는 나이즈 대사가 스모트리히 장관을 겨냥해 “내가 스모트리히 장관, 이스라엘 본드(Israel Bonds) 최고경영자와 함께 워싱턴행 비행기에 타고 있다면, 그(스모트리히 장관)를 비행기 밖으로 던져버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유혈사태는 최근 빠르게 심화하는 양상이다. 올해에만 이스라엘군의 작전 과정에서 62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사망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