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양 정협 주석, 안보 수호 의지 강조
전인대 기자회견서는 "확대 관할조치 반대"
중국 최대의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인민정치협상회의)가 공식 개막한 가운데, 왕양 정협 주석이 국가 주권과 안보 수호 의지를 강조했다. 최근 대만 문제 및 정찰 풍선 이슈로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을 향한 견제의 목소리로 풀이된다.
국가정책자문기구인 정협은 4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 등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14기 1차 회의 개막식을 열었다. 13기 정협 주석인 왕양은 자리에서 약 50분간의 업무 보고를 통해 '중국식 현대화'를 강조하는 한편, 홍콩국가보안법과 선거 제도 개선, 대만과의 관계 강화 등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대만·홍콩 문제에 대한 서방의 간섭을 언급하며 "국가 주권, 안보 및 개발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왕 주석은 이어 "공산당은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 전략과 100년 동안 없던 큰 변화를 통일적으로 계획했다"면서 "전당, 전군, 전 민족 인민을 인솔해 복잡한 국제 정세와 각종 도전에 대응해 중대한 성과를 이룩했다"고 자평했다. 또한 "20차 당대회는 중국식 현대화로 중화 민족의 부흥을 전면적으로 추진하는 청사진을 그렸다"며 "정협은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항을 관철하고 각 기능을 성실하게 이행하며, 전 과정의 인민 민주주의를 실천해 중화 아들·딸의 대단결을 촉진하고 당대회가 확정한 목표를 실현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막을 연 정협은 오는 11일까지, 정기국회 격인 전인대 14기 1차 회의는 5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다. 전인대에서는 리커창 총리의 성장률 목표치 공개가 핵심 이벤트다. 그 밖에 정부 업무·예산 보고, 국무원 개혁 방안 심의 및 국가 기관 구성원 선출 및 임명 등 9개 안건이 처리된다. 글로벌 시장뿐 아니라 중국 내부에서도 정부가 5%대 성장률을 목표로 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앞서 개최된 전인대 기자회견에서 왕차오 전인대 대변인은 미국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를 여러 차례 높였다. 특히 그는 중국의 대외관계법 입법과 관련한 질문에 "중국은 일관되게 확대 관할 조치를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답했다. 왕 대변인은 "일부 국가가 외국 단체와 개인을 억압하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국제법을 위반하는 국내법의 치외법권 적용을 계속 남용해 왔다"면서 "“이러한 괴롭힘 행위는 국제 사회에서 비판을 많이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조치에 대응하고 폐지하는 원칙을 법으로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국의 핵심 이익은 침해를 용납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의 주권, 안보, 발전 이익을 훼손하고 중화민족의 합법 권익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 법은 관련 조항을 포함해 단호하게 대응한다. 이것은 정당하고도 필요한 일"이라고 부연했다.
반면 유럽연합(EU)과 관계에 대한 질문에는 "유럽은 포괄적인 전략적 파트너"라면서 "EU의 전략적 자주성을 지원하며 유럽의 단결과 번영을 지원하며 국제 문제에서 EU의 건설적인 역할을 지원한다"고 비교적 우호적 자세를 보였다.
국방 예산 증액 여부와 관련해서는 "복잡한 안보 과제 해결과 함께 주요 강대국의 책임 이행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면서 "중국의 미래는 세계의 미래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중국의 군 현대화는 어떤 나라에도 위협이 되지 않겠지만 역내와 세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양회는 폐쇄루프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참석 인민대표들은 폐쇄루프에 들어가기 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았으며 행사 기간 호텔과 행사장을 떠날 수 없다. 신청자 가운데 참가가 허용된 내외신 기자들도 개·폐막식이나 기자회견 전날부터 격리호텔에 머무른 뒤 폐쇄루프 방식을 따르고 있다. 개막 첫날인 4일 시 주석을 비롯한 최고지도부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로 등장했고, 그 외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했다.
베이징=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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