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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개편 신호탄…이재명 체포동의 찬성 139표의 숨은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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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동의안 부결됐지만 당내 갈등은 더 심화
"다음 체포동의안 부결 장담 못해"
정계 개편 가능성도 커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압도적인 부결'이라는 당내 예상과 달리, 찬성표(139표)가 반대표(138표)를 넘었음에도 재석의원 과반수라는 가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간신히' 부결됐다. 더욱이 기권 9표, 무효 11표가 나옴에 따라 향후 추가적인 체포동의안 결과 역시 예단할 수 없을뿐더러, 정계개편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1) 다음 체포동의안 이제 장담할 수 없다.

이번 표결 결과로 분명해진 것은 정치권의 예상처럼 또 다른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경우, 누구도 부결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현재 민주당 소속 의원 수는 169명, 여기에 민주당 출신 무소속인 민형배·박완주·양정숙·윤미향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등을 고려한다면 체포동의안 부결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실제 찬성표는 국민의힘 의원 114명(구속 수감 중인 정찬민 의원 제외)과 정의당 의원 6명, 조정훈 시대정신 의원을 합한 121표를 훌쩍 넘어섰다. 무기명인 탓에 확인이 되지 않지만, 찬성 의사를 밝힌 이들이 모두 찬성했다 하더라도, 찬성 의사를 밝히지 않은 이들 가운데 18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더욱이 일종의 표 행사를 유보한 무효, 기권표가 20표에 달한다. 이들의 다음번 투표에서 가결 쪽으로 이동한다면 체포동의안 가결도 가능한 상황이다. 이미 민주당에서는 '이번에는 막아준다'라는 정서가 컸던 터라 다음번에 표의 결집은 장담하기 어렵다. 정치권이나 법조계에서는 살라미 전술, 쪼개기 체포동의안 등을 써가며 추가적인 체포동의안 제출 가능성을 공공연히 거론하는 상태다.


친명(친이재명)계 최강욱 민주당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어제 결과만 놓고 보면 사실 부결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고 본 게 맞다"고 밝혔다.


2) 정계 개편의 신호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 상정에 대한 신상발언을 마친 뒤 동료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 상정에 대한 신상발언을 마친 뒤 동료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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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서는 당초 어느 정도의 이탈표 가능성은 예상했다. 하지만 최소 31명 이상이 부결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분석에는 충격을 받고 있다. 이 정도의 의석수는 사실상 교섭단체 하나를 구성할 수 있을 정도의 의석이다. 2016년 민주당을 탈당한 인사들이 중심이 되어 창당했던 국민의당의 경우 20석의 의석을 규합해 교섭단체를 구성한 바가 있다. 교섭단체 구성시 정당교부금은 물론 국회 운영 등에서 소수정당과 다른 영향력 행사가 가능하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분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게 보는 시각이 크지만, 일단 실력행사에 나설 수 있는 의원들의 최소한의 의석이 있음은 확인된 상황이다. 이 대표의 정치적 동지라고 자부해왔던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같이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가줬으면’ 하는 말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당내 분위기는 불신의 벽이 높아진 상황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 구속 또는 당대표 사퇴 시기에 따라 민주당의 분당 여부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까지 했다. 하 의원은 "민주당은 분당은 안 될 것이다. 대학생들 여름방학 오기 전에 이재명 대표는 감옥 가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만약 겨울쯤 총선 직전에 구속이 된다면 그 후유증으로 분당이 될 수도 있다. 당원들이 수용을 못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기권, 무효표 20표는 다음에는 찬성표로 바뀔 것"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이 이 대표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대표에서 물러나면 계속 부결시켜주지만 안 물러난다면 감옥에 갈 것이라고 협박을 한 것"이라고도 해석했다.


3) 불신시대, 분열의 확대 가능성

주목해야 할 점은 찬성표 외에도 기권, 반대표의 규모가 크다는 점이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 체포동의안 당시 기권은 9표였다. 이에 비해 이번에는 무효, 기권표가 대거 늘어났다.


'반란표' 등으로 지칭되는 이 같은 표는 사실 그동안 민주당 집계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표였다. 최재성 전 민주당 의원은 SBS 김태현의 뉴스쇼에서 "부결을 주장했던 비명계 의원들이 일종의 트릭을 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의원 간의 소통 과정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속내를 감춘 채 작심하고 표결에 나섰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런 숨은 여론이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자리에서 "겉에 나온 숫자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그 물밑에 있는 얼음덩어리가 크다"고 말했다.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향후 이번 투표 결과에 대해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가 될 수 있다. 당내 단합 등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반대로 색출 등으로 이어질 경우 당내 반발 우려는 더 커질 수 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30표 이상에 대해서는 분들에 대한 이의 제기를 투명하게 토론을 해야 한다"면서 "이것이 일종의 노선의 차이인지 방법론의 차이인지 설득이 가능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유감스러워 했다. 최 전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해 반감이 있고, 안 되겠다 총선을 어떻게 치르냐 하는 진심이 있더라도 결과적으로 거짓행위를 한 것”이라며 “이게 불신이 되는데 당내 불신이 자리 잡게 되면 뭘 해도 안 믿게 된다. 그럼 저열하고 난폭한 충돌이 기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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