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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보사태' 공장에 공기청정기 업체 들어서니 사업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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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병 이지네트웍스 대표가 파주공장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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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발생한 '루보사태'는 우리나라 주가조작 역사상 최악의 사건으로 꼽힌다. 자동차 부품업체였던 루보는 주가조작 사건 이후 김대중 정부 당시 '최규선 게이트' 파문의 장본인이었던 최규선씨에게 2015년 인수돼 썬코어로 사명이 바뀌었다. 이후 최씨의 배임·횡령으로 어려움을 겪다 2018년 파산했다.


루보가 2013년부터 파산할 때까지 머물던 경기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 일대 공장부지엔 2019년 다른 기업이 들어섰다. 공기청정기 제조업체 이지네트웍스다. 이지네트웍스 파주공장에서 만난 박관병 대표는 "우리가 루보 공장을 2019년 인수하면서 루보사태로 고생했던 노동자 300여명의 임금이 모두 지급됐다"며 "출발부터 좋은 기운을 얻은 덕에 사업이 잘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박 대표는 1군단 특공대 대위로 전역한 다음 해인 2000년 이지네트웍스를 설립하고 렌털업에 뛰어들었다. 컴퓨터·휴대폰·사무기기 등을 올림픽·엑스포·컨벤션 등 대형 행사 때 빌려주고 수익을 얻었다. 박 대표는 "노무현·이명박·안철수 등 대통령 선거캠프 사무실 구축과 장비 대여를 우리가 했다"고 말했다.


렌털업으로 승승장구하던 박 대표는 2018년 친환경 사업부 '에코버'(Ecover)를 설치하고 대용량 공기청정기를 개발해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삼성·LG 등 대기업이 사용면적 165㎡(약 50평) 이상의 대용량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발을 빼던 시기여서 틈새시장을 노렸다. 제품 라인업은 240㎡(73평형)부터 1320㎡(400평형)까지 다양하다. 서울역과 용산역을 비롯해 서울·부산 지하철 곳곳에서 승객이 편한 호흡을 하도록 돕고있다. 박 대표는 "평생 남의 물건을 팔아오다 우리 제품을 갖게 됐을 때 뿌듯했다"면서 "B2B(기업 간 거래)와 B2G(기업과 정부 간 거래)가 주요 고객사"라고 전했다.


이지네트웍스의 대용량 공기청정기.

이지네트웍스의 대용량 공기청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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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네트웍스가 파주에 2만5530㎡ 부지에 공장을 마련한 건 공기청정기의 핵심인 필터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서다. 파주공장은 가정용 공기청정기 기준 연간 20만장의 필터를 생산한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지원(15억원)과 자체 투자(5억원)로 전체 생산라인을 자동화했다. 이지네트웍스는 2018년 10월 '이노비즈 인증'까지 받았다. 혁신(Innovation)과 기업(Business)을 합친 말로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에 정부가 우대혜택을 주는 제도다.

이지네트웍스가 생산하는 필터는 3단계 청정필터와 정화장치를 갖췄다. 정화장치의 핵심은 광촉매 필터다. 빛이 광촉매에 닿으면 생기는 활성산소가 공기 중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기술이다. 우리나라가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잇단 감염병 사태를 겪은 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개발했고 이지네트웍스가 기술을 이전받았다. 박 대표는 "광촉매 필터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와 바이러스입자를 파괴한다"면서 "공기청정기를 개발하고 얼마 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대기업·학교·관공서 등 다양한 곳에서 주문이 폭주했다"고 말했다.


이지네트웍스는 지난해 매출 280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131억원에서 약 2배 성장했다. 올해 매출은 350억원이 목표다. 2025년까지 매출 1000억원짜리 회사로 키워 기업공개(IPO)에 나설 계획이다. 박 대표는 "아직은 렌털업 비중이 70%로 공기청정기보다 높지만 올해는 비슷해질 것 같고 내년엔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조만간 버스용 공기청정기를 필두로 B2C(소비자 간 거래) 시장으로도 사업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관병 이지네트웍스 대표가 공기청정기 필터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박관병 이지네트웍스 대표가 공기청정기 필터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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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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