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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호위부대 심판"…'자객 공천' 띄우는 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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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공천 개혁 통해 당심 구애
자객 공천 원조는 2005년 일본 자민당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가 '자객 공천'을 예고하고 나섰다. 설문조사 링크까지 올려 퇴출당해야 할 민주당 의원 20명의 리스트를 꾸리고 있다. '퇴출 대상 리스트'에 오른 의원들의 지역구에 경쟁력 있는 후보를 조기에 공천하고, 당의 지원 역량을 집중시킬 계획이다. 이번 전당대회가 당원투표 100%로 치러지는 만큼 공천 개혁을 통해 당심 구애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가 자객을 통해 칼날을 겨눈 대상은 민주당 강경파 의원 모임 '처럼회'다. 안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의원들을 '이재명 호위 부대', '저질 공격수'라 칭하며 "심판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와 처럼회 의원들이 불체포특권을 악용해 사법 정의 실현을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이다. 안 후보는 고민정·정청래·김남국·장경태·김의겸·김용민 민주당 의원을 예로 들었다.

언급된 민주당 의원들은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진급, 거물급 정치인이 신인에게 패하면 단순히 지역구를 뺏기는 차원을 넘어 사실상 정치 생명에 가시밭길이 예고되는 셈이라 달갑지 않은 게 당연하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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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의원은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저를 떨어뜨리기 위해 자객공천을 하겠다니 환영한다. 멋지게 이겨드리겠다"며 "그런데 당 대표는 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어 "왜 스스로가 큰 정치인이 되지 못하는지 아시냐. 상대의 문제를 지적하고 논리로 다투는 게 아닌 마치 애들 장난처럼 정치와 선거를 가볍게 여기기 때문"이라며 선거와 정치를 희화화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의원 역시 SNS를 통해 "자객 운운하지 말고 서울 마포을로 '네가 와라 안철수'했는데 아무 말 없이 침묵하는 걸 보면 졸았나 보네"라고 비꼬았다.

'자객 공천'은 처음 등장한 선거 전략은 아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전략공천에서 비롯된 말이다. 자객이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 대상을 암살하는 사람이듯, 자객 공천은 정치 거물의 지역구에 지명도가 높거나 참신한 신인을 공천해 맞붙게 하는 전략이다. 2005년 고이즈미 총리는 우정 민영화 정책에 반대해 탈당한 의원들의 지역구에 '자객'을 보냈고, 이 전략 덕분에 자민당은 압승을 거뒀다.


우리나라에도 자객 공천이 키워드로 떠오른 사례가 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은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내리 3선을 한 경기 광명을에 30대 정치 신인을 내보냈다. 변호사 출신으로 모 기업 임원을 지낸 이언주였다.


민주통합당으로서는 세대교체와 새로운 변화를 열망하는 유권자들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는 데다가 패배하더라도 정치 신인이라 '잃을 게 없는 선택'이었다. 이 선거에서 이언주는 전재희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키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안 후보의 리스트에 오른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자객공천이라는 얘기를 들었던 인물이다.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지명도가 높았던 고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거친 뒤 21대 총선에서 서울 광진을에 출마했다.


상대는 서울시장까지 역임한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였다. 오 시장은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서울시장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대선주자로도 언급되던 정치 거목이었다. 정치전문가 대부분은 오 시장 승리를 점쳤지만, 결과는 정치 신인 고 의원의 승리였다.


자객 공천 얘기가 나오면 관심 지역구로 떠오르지만 승리까지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 경륜과 무게감을 가진 거물의 텃밭에서 맞붙으려면 자객 역시 지명도가 높고 뛰어난 특장점을 갖춰야 한다.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은 야권 대선주자인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20대 정치 신인 손수조 후보를 부산 사상구에 내세웠으나 실패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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