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도입 여부 놓고 오락가락 '비동의 간음죄'
'비동의 간음죄'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이뤄진 성관계를 강간죄로 처벌하는 것을 말한다.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더라도 상대방이 성관계에 동의하지 않았는데 성관계가 이뤄졌다면 이를 강간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다만, 폭행이나 협박 등 물리력이 있어야 성립하는 현행 강간죄(형법 297조)가 성폭행 피해자를 충분히 보호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도입 여부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겁다.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을 강간 범죄가 성립하는 조건으로 정하고 있다. 최근 강간죄의 구성요건인 폭행과 협박 기준을 완화하는 법원 판례가 나오기는 하지만, 여전히 반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하게 곤란할 정도로 명백한 폭행·협박이 있을 때를 한정한 '최협의설'을 바탕으로 범죄 여부를 따진다.
이 때문에 비동의 간음죄 도입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실제 폭행과 협박이 없었다고 해도 상대방의 '동의 없이' 성적 침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피해자가 구제받을 방법이 없는 입법적 공백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폭행과 협박 없이 발생한 성폭력 피해는 상대방과의 성관계를 거절할 수 없는 맥락이 있거나, 무방비 상태에 있는 경우, 금전적인 이유로 가해자에게 의존할 경우, 종교 지도자와 신도 간 관계처럼 가해자가 권력의 위치에 있는 경우 등이다. 업무상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죄 조항이 있지만, '업무상 위력'을 입증하기 쉽지 않고 업무상의 관계가 아닌 경우에서 발생한 성폭력 피해자는 구제할 방안이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제사회는 2011년 유럽연합(EU) 이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 및 가정폭력방지협약(이스탄불 협약)'을 통해 동의 없는 성적 행위를 성폭력으로 규정하도록 권고했고, 2010년 유엔 여성지위향상국(DAW)은 여성 폭력 입법권고안을 담은 핸드북을 통해 "명백하고 자발적인 동의를 강간 판단기준으로 삼거나 강압적 상황이 존재하는 경우 강간이라고 보되 그 해석을 넓게 하는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2017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는 "성범죄는 자유로운 동의의 부재를 기준으로 정의돼야 한다"고 명시했다.
영국·독일·오스트리아·스웨덴·스페인 등의 국가와 캐나다·호주·미국 일부 주에서 도입·시행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2018년 '미투' 운동을 통해 도입 논란이 쟁점이 됐다.
비동의 간음죄 도입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의 주장만으로 처벌 여부가 결정될 수 있어 악용 가능성이 있고, 상대방이 성관계할 당시에는 동의했더라도, 이후 마음이 변했다면 이를 수사기관이 입증하기 쉽지 않아 억울한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범죄를 의심받는 사람이 상대방 동의가 있었다는 것을 법정에서 입증하지 못하면 억울하게 처벌받게 되는 구도가 된다"면서 "상대방의 내심을 파악하고 입증하는 일은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고 신중론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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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제3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에 비동의 간음죄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을 공개했지만, 법무부가 "반대 취지의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여성가족부가 '법률 개정계획이 없다'고 번복하면서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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