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경 KT 전 사장, 남중수 전 사장의 조언
KT 대표는 사업 연속성 위해 내부 발탁 중요
지배구조 개선, 이사회 독립성 강화해야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KT 차기 수장을 뽑는 경선이 본격 시작됐다. 국회의원·고위 관료 출신부터 KT 올드보이(OB)까지 18명의 사외인사와 구현모 현 대표를 포함한 사내 후보 16명이 심사대에 올랐다. KT 이사회는 2주 안에 KT를 이끌 새 대표를 뽑아야 한다. 34명의 후보를 검증할 시간은 단 일주일. 빠듯하다. 이사회는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인선 과정 전부를 공개하기로 했다. KT 대표는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5조6000억원, 1조6901억원을 넘는 통신사의 최고경영자(CEO)다. 50개 계열사에서 근무하는 5만8000명의 직원의 생계를 책임지는 자리이기도 하다. KT 안팎에선 새 대표 후보자의 조건으로 IT 전문성과 정치적 외풍으로부터 독립을 꼽는 이들이 많다. 낙하산이 대표로 임명돼 회사가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이용경 KT 전 사장(왼쪽), 남중수 전 사장

이용경 KT 전 사장(왼쪽), 남중수 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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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민영화 후 첫 번째로 KT를 이끈 이용경 전 사장(79)은 23일 "사업의 연속성 측면에서 내부에서 경영자를 배출하는 게 옳은 선택일 수 있다"면서 "외풍(外風)에 맞설 수 있는 뚝심 있는 인재가 KT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KT는 최고경영자 교체 시기마다 흑역사를 썼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크고 작은 잡음에 시달렸다. 그럴 때마다 KT 직원들과 투자자들은 피해를 봤다. 이 전 사장은 "KT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처럼 주주들이 주인인 민간 주식회사"라며 "KT의 성장에 집중하고, 주력할 수 있는 IT 전문가가 진두지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신업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메타버스, 콘텐츠 등으로 KT의 사업 영역이 넓어진 것을 예로 들며 "유연한 조직관리와 함께 사업을 글로벌로 확장할 수 있는 경영 전문성도 필수"라고 했다.

경영 경제에 관한 지식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력, 기업경영 경험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실적, 정보통신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 등이 KT 정관에 따른 대표이사 후보 심사 기준이다.


남중수 전 사장(67)은 "자리를 위해 지원하는 사람은 회사에 독(毒)"이라며 "정치권 인식부터 변화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표 심사에 있어 필요한 덕목은 포용력, 수용성, 탄력성, 과단성, 소통 능력"이라며 "CEO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구성원들이 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동기부여도 확실하게 줄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IT에 대한 전문성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다른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남 전 사장은 전문경영체제를 지키려면 CEO 육성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 차원에서 각자의 능력과 리더십을 검증해 CEO가 될만하다고 평가받는 인재를 발굴해 키워야 한다"면서 "내부 인재 풀이 많아질수록 외부를 견제할 체력이 좋아진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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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원로는 KT의 성장 조건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꼽았다. 대표이사의 입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이사회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절차의 투명성을 이유로 반대 의사를 밝혀 KT는 기존 의결사항을 백지화했다. '차기 대표이사 후보 재공모'는 KT가 스스로 국민연금의 지적을 인정한 셈이 됐다. 이 전 사장은 "외부 눈치를 보지 않고 정관에 따라 충실히 결정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진행되면 독립적인 경영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남 전 사장 역시 "공개 모집만이 답이 아니다"라면서 "사외이사, 대표이사 선정 절차를 시대 요구에 맞게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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