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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외교회동서 날 선 공방…"러에 무기 지원 시 후폭풍" 경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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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미국과 중국이 독일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한 외교사령탑 회동에서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신냉전을 원치 않는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연설에도 불구하고 정찰풍선 사태 이후 격화된 미·중 긴장이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살상무기 등을 지원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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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전날 독일 뮌헨안보회의 참석을 계기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약 1시간에 걸쳐 비공개 회동했다. 이달 초 미국이 자국 영공에서 발견된 중국의 정찰풍선을 격추한 이후 첫 고위급 회동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직후 성명을 통해 (블링컨 장관은) 미 영공 내 중국의 정찰풍선으로 인한 미국 주권 및 국제법 위반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전했다”면서 “주권 침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의 정찰 풍선 프로그램이 전 세계에 노출됐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의 회담이 미중 양국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뤄졌고 블링컨 장관의 어조가 직설적이고 강경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이러한 강경 발언들은 "반 세기 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중국 지도부와 소통의 통로를 연 이후(미·중 수교) 미·중 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회담 전까지만 해도 양측 모두 긴장 완화 필요성을 인식하는 등 낙관적 모습이었지만, 실제 회동은 기대와 달랐다고 보도했다.


회동 직후에도 양측에선 강경 발언들이 쏟아졌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방송예정인 미 CBS 페이스더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주권을 침해하고 국제법을 위반하는 정찰 풍선을 용납할 수 없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매우 분명한 결의를 전했다"고 확인했다. 그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중국이 사과하지 않았다고도 언급했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에 살상무기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 정상회담에서 ‘무제한 협력’을 약속한 사실을 언급하며 "침공 1일차부터 이 가능성을 우려해왔다"고 말했다. 현재 뮌헨안보회의에서 동맹국들 간에도 이러한 정보가 공유되고 있을 정도로 해당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 블링컨 장관의 설명이다. 구체적으로는 탄약, 무기 등이 지원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왕 위원과의 이번 회동에서도 중국의 대러시아 군사 지원이 양국 관계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직접적으로 경고했다고 블링컨 장관은 확인했다. 같은 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역시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중국의 대러시아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언급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중국이 러시아에 어떤 식으로든 살상 무기를 지원한다면 이는 침략행위에 대한 보상, 살해행위 지속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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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대미 비판 수위를 높였다. 중국 외교부는 19일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왕 위원이 미국의 풍선 격추에 대해 "상식 밖이며 히스테리에 가깝다" "무력 남용"이라고 비판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은 무력 남용으로 양국 관계에 미친 피해를 똑바로 직시하고 해결하라"면서 "핑계를 대면서 사태를 부풀리고 확대하면 중국은 끝까지 미국을 상대할 것이다. 그 대가는 미국이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왕 위원은 미국의 대중 경제재제 등과 관련해 '명화집장(明火執仗·불과 무기를 들고 대놓고 도적질한다는 뜻)'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국가의 힘으로 중국 기업을 탄압하고 있다. 일방 주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러시아 지원과 관련해서도 "중러 관계에 대해 미국이 이래라 저러라 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전날에도 왕 위원은 연설을 통해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평화와 대화의 편에 서 있다"면서 "일부 세력은 평화회담의 성공이나 휴전을 원하지 않는 듯하다"고 우회적으로 미국을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독일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양국 외교 수장간의 대면 외교가 재개된 것은 의미있다면서도 당분간 긴장이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WSJ는 이번 회담을 두고 양국 관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중국과의 정상적인 소통 재개를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추가적 논의를 통해 이달 초 전격 취소됐던 블링컨 장관의 방중 일정을 재조정하는 것은 물론,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의 중국 방문을 위한 협의까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정찰풍선 격추에 이어 확인된 미확인 비행물체 3건이 중국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조만간 협의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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