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회슬라’ 전략, 삼성전자 따라하기?
높은 영업이익률 바탕…삼성전자와 닮아
국내서 최대 14% 인하
전차종 국비 보조금 50% 받아
'횟집'처럼 가격 조정하자 판매량 늘어
비결은 '기가 캐스팅'
[아시아경제 오규민 기자] 테슬라가 전기차 가격을 또 내렸다. 일각에선 횟집처럼 가격을 조정한다며 ‘회슬라’ 전략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보조금에 맞춘 가격 조정이며 동시에 높은 이익률을 바탕으로 한 고도의 ‘경쟁사 죽이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마치 삼성전자 삼성전자 close 증권정보 005930 KOSPI 현재가 270,500 전일대비 25,500 등락률 -8.61% 거래량 38,075,487 전일가 296,00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1분기 대기업 영업이익 156조원…삼전·SK하이닉스 ‘반도체 투톱’이 60% 삼성생명 주가, 보험보다 삼성전자에 달렸다?[주末머니] '팔천피'의 저주인가…뚫자마자 추락하더니 7400선 마감, 코스닥도 5% 빠져 가 반도체 가격이 폭락해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는 분석이다. 이익률이 높은 삼성은 가격 폭락에도 버티지만 경쟁사들은 말라 죽거나 죽기 일보직전까지 내몰린다. 다시 반도체 가격이 올랐을 때 경쟁사는 최악의 경우 이미 시장에서 사라진 상태다. 또 살아남은 업체들도 힘이 빠져 제때 투자를 하지 못해 삼성과 격차가 더 벌어진다.
14일 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를 보면 모델3 기본 트림 가격이 5990만원이다. 기존 6643만원에서 약 9.7% 하락한 수치다. 모델3 퍼포먼스 모델 가격도 8817만원에서 7559만원으로 기존보다 14.2% 하락했다. 모델Y(8499만원→7789만원)와 퍼포먼스(9473만원→8269만원)도 내렸다. 테슬라는 지난 1월에도 가격을 내렸다. 당시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Y 가격을 각각 최대 600만원, 1165만원 인하했다.
이같은 가격 인하 정책으로 모든 테슬라 차량은 전기차 국비 보조금 50%를 받게 됐다. 지난 2일 환경부가 발표한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을 보면 5700만원 미만 차량에 보조금 100%(500만원)를 지급한다. 5700만원이상 8500만원 미만 차량에 보조금 50%(250만원)를 지급한다. 다만 보조금 100%를 받는 기준인 5700만원 미만으로 모델3 기본모델 가격을 낮추진 않았다.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보조금 정책에 따라 국내시장에선 현대자동차·기아 등 경쟁사들은 오히려 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100% 보조금을 받는 액수(5500만원 미만) 기준이 200만원 올랐기 때문이다. 기준에 맞춰 가격을 책정해야 보조금을 받으면서 이익이 더 생기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전세계적으로 가격을 인하하고 있지만 미국에선 가격을 올리기도 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때문이다. IRA에 따라 승용차는 5만5000달러(약 7000만원) 이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는 8만달러 이하여야 보조금을 지급한다. 다만 SUV 판단 기준이 애매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외관상 SUV인 일부 소형 SUV모델을 일반 승용차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3일(현지시간) 전기차의 권장소비자가격(MSRP)의 세액공제를 판단하는 분류 기준을 개정했다. 기존 테슬라 모델Y 5인승은 세단에서 SUV로 차종이 바꿨다. 그러자 테슬라는 모델 Y 롱레인지 가격을 기존보다 1500달러 오른 5만4990달러로, 퍼포먼스 가격은 1000달러 올린 5만7990달러로 책정했다.
일각에선 테슬라의 가격책정을 보며 “횟집처럼 자동차를 시가에 판다”며 ‘회슬라’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같은 전략 이후 테슬라의 판매량이 늘고 있다. 가격을 대폭 인하한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는 지난달 6만6051대를 판매했다. 전달 판매량(5만5796대)과 비교해 18% 증가했다. 유럽 내 생산 거점인 독일에서도 선전했다. 지난 1월 테슬라는 독일 내 전기차 가격을 최대 17% 인하했다. 결국 지난 1월 4241대를 팔아 독일 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판매량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다만 한국의 경우 보조금 정책이 정해지지 않은 1월에는 전기차 판매량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제부터 판매량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
타 경쟁업체와 달리 테슬라가 가격을 ‘고무줄’처럼 책정할 수 있고 그렇게 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높은 영업이익률이다. 이들의 1대당 판매 순이익은 9574달러로 알려졌는데, 현대차(927달러), GM(2150달러)보다 훨씬 많다. 즉, 경쟁사 만큼만 팔아도 테슬라는 더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전기차는 차량 배터리로 인해 원가가 높아 이같은 테슬라의 장점이 더욱 빛이 날 수밖에 없다.
테슬라의 높은 영업이익률 비결은 특별한 차량 제조법인 ‘기가 캐스팅’ 덕분이다. 기존 차량들은 부품을 조립해 만드는 방식이다. 하지만 테슬라는 기가 프레스라는 장비로 6000t의 힘을 가해 차체를 통째로 만든다. 차체를 만드는 데에서 인력 등을 아낄 수 있어 높은 이익률을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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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현대차·기아 등 경쟁사들도 가격 경쟁뿐 아니라 공장 현대화 등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테슬라를 따라 가격을 조정한다 하더라도 판매량에서 절대 우위를 차지할 수 없을 뿐 더러, 이미 벌어진 영업이익률 차이 때문에 높은 수익을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때 15개에 달하는 기업들이 삼성전자와 반도체 시장을 놓고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경쟁 업체들이 사라졌다. 삼성의 전략을 흉내내는 테슬라와 경쟁하는 업체들은 좀 더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정부도 이를 방치해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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