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등 차세대서 中 배제 IRA에도
中 CATL의 미국 진출이 가시화
배터리 수요 급증·지방정부 '동상이몽'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인 중국의 CATL이 결국 미국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산업으로 꼽히는 배터리 분야에서 중국을 배제하려 했던 미국의 전략도 중국 배터리 기업의 미국 진출을 막지 못할 것처럼 보인다.


CATL은 포드 자동차와 손잡고 미국 미시간주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중국 배터리 기업이 미국 현지에 '완성 배터리셀' 공장을 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ATL·포드의 합작 공장은 미시간주에 세워질 예정이다. CATL과의 합작에 대해 포드는 성명을 통해 "CATL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배터리를 사용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며 "북미 현지 생산 계획을 세우게 됐다"고 밝혔다.

결국 美 가는 中 배터리…IRA도 막을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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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다종 배터리 필요한 완성차 기업들, 우회전략=미국 정부는 차세대 산업의 공급망 확보를 위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을 시행했다. 이 법은 중국 등 '우려 국가'에 의해 생산한 배터리 부품·광물을 쓴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의 북미 진출을 엄격히 제한한 것이다. 이를 우회하기 위해 포드는 미시간 합작 공장의 지분·설비 등을 100%를 소유하고 CATL은 공장 운영만 전담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는 이같은 방식을 통해 IRA에 따른 세액공제·보조금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드가 우회 전략을 쓰면서까지 중국 배터리 기업과의 합작을 시도하는 이유는 배터리 수요가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과 완성차 기업들은 북미에 3년내로 연산 300GWh 규모(전기차 450만대분) 이상의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하지만 완성차 기업들은 이보다 더 많은 양의 배터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사원계 배터리 보다 중국이 주로 생산하는 저렴한 LFP(리튬인산철)배터리는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포드와 CATL의 합작 공장은 이 LFP배터리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동상이몽' 연방·주 정부, IRA '中 배제' 기조 약화되나=인플레 감축법도 미묘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미국 재무부가 공개한 백서는 '북미 또는 미국 FTA 체결국에서 50%이상 부가가치를 창출하면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 기업에 의해 생산된 일부 부품과 광물을 쓴 전기차도 북미에서 차별없이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음달 미국 재무부가 발표할 IRA 세부 규정도 보다 헐거운 기준이 제시될 것으로 본다.


결국 美 가는 中 배터리…IRA도 막을 수 없는 이유 원본보기 아이콘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미국 연방정부의 전략은 일자리 확보 등 경제 활성화가 우선인 주(州) 정부의 계획과도 충돌한다. 실제 CATL과 포드는 당초 버지니아주에 공장을 지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화당의 유력 대통령 후보 중 한명인 글렌 영킨 주지사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 영킨 주지사는 CATL을 미국 자동차 산업을 약화시킬 '트로이 목마'로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미시간주가 '백기사'를 자처하고 나선 뒤 상황이 바뀌었다.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는 영킨 주지사의 입장을 "정치적 결정"이라며 비판했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본사를 둔 포드의 배터리 공장 유치를 위해 노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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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들은 미국의 태도변화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간 업계 안팎에서는 IRA 시행으로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게 북미 시장은 '무주공산'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해 왔다. 이번 CATL의 미국 진출을 신호탄으로 BYD, CALB 등 내수 시장에서 기술력, 점유율 확보한 중국 배터리 기업들도 미국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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