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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스토리]최경주의 열정과 도전…"나이는 숫자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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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세 나이 편한 길 포기하고 정규투어 재도전
70세까지 선수 목표 "끊임없이 도전하고 연구"

골프에 대한 열정(熱情)이다. ‘탱크’ 최경주를 두고 하는 말이다. 2023년부터 흥미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세계랭킹 1437위 최경주가 지난 12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 1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작성했다는 뉴스다.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새해 골프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었다.


최경주가 소니오프 1라운드 10번 홀에서 퍼팅 라인을 살피고 있다. 사진제공=PGA투어

최경주가 소니오프 1라운드 10번 홀에서 퍼팅 라인을 살피고 있다. 사진제공=PGA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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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는 1970년생, 50세 이상이 뛰는 챔피언스(시니어)투어가 주 무대다. 비교적 경쟁이 수월해 출전하기만 해도 상금을 획득할 수 있는 곳이다. 돈과 명예가 동시에 보장된 챔피언스투어를 마다하고 아들뻘 되는 선수들과 샷 대결을 펼치고 있다. 김주형과 임성재 등 후배들이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다시 열정이 불타올랐다. 최경주는 "올해는 PGA투어에 전념할 생각"이라면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게 쉽지 않겠지만 도전해보겠다"고 했다.

최경주는 PGA투어 풀 시드가 아니다. 통산 상금 28위(3280만3596달러)와 역대 우승자 등의 자격으로 일부 대회에 나갈 수 있다. 최경주가 속한 카테고리에서 시즌 초반 리랭킹 순위를 끌어올리면 한 시즌 동안 20개가 넘는 대회에 등판할 수 있다. 사실 소니오픈에도 출전 자격이 없었지만, 특별 초청으로 출격했다.


최경주는 한국 남자 골프의 개척자다. 전남 완도의 작은 어촌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축구, 씨름, 창던지기, 역도 등을 경험했고, 골프는 완도 수산고 1학년 때 시작했다. 1993년 프로 테스트에 통과했고, 2년 뒤 코리안투어 팬텀 오픈에서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1999년 일본에 진출해 2승을 수확한 뒤 퀄리파잉(Q)스쿨에 도전해 2000년 PGA 입성의 꿈을 이뤘다. 한국 선수 최초다.


최경주는 2002년 컴팩 클래식에서 한국인 처음이자 아시아인 세 번째로 우승했고, 세계랭킹도 아시아 선수 최초로 5위까지 올라갔다. 2011년 더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통산 8승째를 올렸다. 한국인 최다승이다. 2020년 챔피언스투어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정상까지 정복했다.

최경주는 노력으로 성공을 거둔 레전드다. 골프 입문 초기에 잭 니클라우스(미국)의 스윙 교본과 비디오테이프를 보면서 연습했다. 마땅히 레슨을 받을 곳이 없어 폐타이어를 절반쯤 묻어 놓고 골프 클럽으로 친 일화는 유명하다. 클럽이 쉽게 부러져 수도 파이프에 쇠뭉치를 용접해 스윙하기도 했다. 그린피를 벌기 위해 연습장 손님 차를 세차하고 잔심부름을 했다.


최경주는 완도의 명사십리 해변에서 수많은 샷을 날리며 골프의 기초를 익혔다. 특히 벙커에 살다시피 했다. 장타자 김대현의 인터뷰가 재밌다. 최경주와 동계 훈련을 한 뒤 "하루 4시간씩 벙커샷만 했다"면서 "아예 나오지도 못하고, 쉬는 것조차 모래 위에서 했다"고 털어놨다.


최경주는 70세까지 필드를 누비는 것이 꿈이다.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와인도 끊고, 탄수화물도 조절하고 있다. 비시즌 동안 척추를 교정했다.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연습장에서 땀을 흘렸다. 샷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최경주는 "노력 없이 이룰 수 있는 건 없다"면서 "최경주로 살아가는 한 연습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경주는 검게 그을린 피부와 강한 눈빛이 인상적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끊임없이 도전하고 연구한다.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최경주. 그의 행보가 더 궁금한 이유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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