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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명절' 소비자·상인 한숨…올해 설도 간소화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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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상 비용은 ↑ 소상공인 경기 체감은 ↓
설 차례상 비용, 작년보다 5% 이상 ↑

'고물가 명절' 소비자·상인 한숨…올해 설도 간소화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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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구에 사는 가정주부 김현희(35·가명)씨는 올해 설을 앞두고 벌써 걱정이 태산이다. 차례상 차림 비용에 친척과 지인들의 선물 비용까지 목돈이 들어갈 일은 많은데 물가가 너무 많이 오른데다가 대출 금리까지 2배 수준으로 뛰어 돈 걱정이 앞서서다. 김 씨는 "결혼 이후 매년 차례를 지내왔지만 해가 갈수록 더욱 힘든 것 같다"면서 "남편과 나도 모두 작년과 비교해 성과급이나 보너스는 줄었는데 돈 들어갈 일은 더 많아져 막막하다"고 말했다.


경기 안양시에 사는 직장인 윤현우(37·가명)씨는 아예 간소하게 명절을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미리 명절에 모이지 않기로 가족들과 의견을 모았고 대신 연휴 막바지에 아이들을 데리고 짧은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선물 역시 택배로 보내거나 온라인 상품권 등으로 마음을 전할 예정이다.

설 연휴를 열흘 앞두고 치솟는 물가에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차례상 비용에 선물 세트까지 늘어난 지출에 걱정하고, 자영업자들은 불경기에 아우성치는 상황이다.


12일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나물과 육류, 가공식품 등의 가격 상승으로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보다 5% 이상 늘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물가협회는 지난 5∼6일 서울과 인천, 부산 등 전국 6대 도시 전통시장 8곳에서 과일류와 견과류, 나물류 등 차례 용품 29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이 25만4300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설 차례 비용(24만290원)보다 5.8%(1만4010원)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고물가 상황에 서민들도 최대한 지출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많다. 명절마다 나가는 비용 부담이 커진 탓이다. 식품이나 생활용품 외에도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대출 금리까지 오르면서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자조 섞인 말이 현실화한 분위기다. 아예 명절 모임을 갖지 않거나 직계 가족끼리만 만나 간단히 식사하는 등 설을 간소하게 보내는 이들도 많아졌다. 명절 상차림 역시 간소화가 트렌드다. 재료비가 오르다 보니 직접 해 먹기보단 명절용 가정 간편식을 찾는 경우가 늘었다. 비슷한 비용이면 차라리 고생이라도 덜 하자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은 이런 상황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매년 누리던 신년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올해는 줄어서다. 제수용품을 취급하는 소상공인을 비롯해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업주들도 소비 위축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상공인의 체감 경기지수(BSI)는 56.5로 전월보다 0.5포인트 하락해 석 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소상공인들은 체감경기 악화 이유(복수 응답)로 경기가 좋지 않아서(48.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물가 및 금리 상승(21.9%), 유동 인구 감소(20.4%) 등 순이었다. 전통시장도 지난해 12월 BSI가 54.0으로 전월 대비 4.0포인트 하락해 석 달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김진규씨(62·가명)는 "1년 중 명절 두 번이 가장 큰 대목인데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주문량이 예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너나 할 것 없이 체감물가를 높게 느끼면서 손님들도 점점 지갑을 닫게 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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